운영이란 게 (2)

다시는 운영을 무시하지 마라

by Surie

운영이란 게 말입니다.. 라는 얘기를 하기 전에, 열역학 제2법칙을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열역학 제2법칙이 뭔지 아시는 분? 드물게 이과 출신인 마케터들도 있지만, 대부분 문과와 예체능계가 주를 이루는 마케터들에게는 듣는 것만으로도 뒷걸음질을 치게 만드는 질문일게다. 차라리 "마케팅 불변의 법칙" 따위를 물어보면 있는 말 없는 말 붙여서라도 대답을 할텐데.


2156ED4458CA2FFA05.gif 무려 NASA에서 설명해주는 "열역학2법칙"이다. 하지만 It's not a rocket science!


나한테 물어봐도 대답 못한다. 하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얘기할 수는 있다. "아 그거요,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얘기잖아요." 그게 뭐냐고 다시 물어보면 "아니 왜, 엔트로피가 그거잖아요. 무질서도. 그게 점차 증가해서 (...) (말꼬리 흐림)"라고 자신없게 답하겠지만, 결국 그 얘기가 맞다. 쉽게 말해 이 세계는 가만 놔둬도 점차 무질서해지고, 붕괴한다는 것. 그래서 사람은 늙어가고, 뜨거운 물은 차가워지고, 공든 탑이 무너지는거다.


뜬금없이 열역학 제2법칙을 얘기하는 이유는 이게 앞으로 얘기할 운영에 있어 굉장히 심오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대충 뭉뚱그려서 "이 세계는..."이라고 얘기했지만 과학적으로는 "닫힌 계(界 = system)"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법칙으로 설명한다. 닫힌 계의 범위를 넓히고 넓히면 이 세계도 되고 이 우주도 되는 것이고, 좁히면 실험실 책상 위 비이커 안을 가리키기도 하고 유기체 세포 하나일 수도 있다.



잠깐 다른 얘기를 좀 해보자. 앞선 전편의 글에서 운영이라는게 뭔지 얘기할 때 영어 표현인 Operation을 언급했었는데, 사전에서 Operation을 찾아보면 1, 2번 표제어로 나오는 의미는 사실 따로 있다. 바로 아래 사진을 참고하면 그 의미를 바로 알 수 있다.


surgical operation.jpg
international-operations-program.jpg
(Operation: 1. 수술, 2. (조직적인) 작전[활동] ... 7. (주로 복수로) (군사)작전)


Operati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번 표제어가 수술, 2번이 작전이다. 도대체가 관련이 없어보이는 의미가 한 단어에 들어있는 것 같지만, 운영이라는 주제를 고민하다보니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앞서 (머리가 살짝 아픈 주제인) 열역학 제2법칙을 왜 언급했는지에 그 실마리가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렇다. 한 계(界 = system)를 무너지지 않도록,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슬러,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Operation, 수술이자 작전이고 운영이다. 병든 육체를 수술을 통해 건강하게 복원하고, 무질서를 (폭력적인) 힘을 동원해 작전을 수행해 질서를 되찾는 것*이 Operation이다.

(*물론 "어느편에서의 질서"냐는 질문이 있겠지만 정치적인 "질서"의 함의는 여기서 다룰 주제는 아닌 것 같다)


즉 꾸준하게 관리하고, 무질서를 막아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Operation의 의미를 가진 운영이라 할 수 있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앞서 발행한 글(플랫폼이란)에서도 얘기했지만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이고, 그 규칙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무질서도 증가해서 플랫폼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쉬운 예로 운영체계, OS(Operating System)가 있다. 윈도우즈도, 맥OS도, 안드로이드도 모두 지속적으로 보안 업데이트도 하고, 버전업이 되면서 시스템을 보다 견고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생태계)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도, 모바일 앱도,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리소스)가 투입되지 않는다면 유지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유지보수가 되지 않은 체 방치되다가 사라져버린 수많은 레거시(legacy)들을 떠올려보라.




운영이라는게, 이렇게 거창한 것이다. 또한 그래서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디자이너(Designer), 개발자(Developer), 연구원(Researcher)에 비해 운영자(Operator)는 뭔가 없어보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단순반복 업무로 취급받기 일쑤다. 하지만, 다시는 운영을, 운영자를 무시하지 마라. 운영은 질서를 유지하고, 생명력을 복원하는 위대한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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