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란

플랫폼의 세 가지 요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

by Surie

의미를 풀어서 새로운 우리말 단어로 만들지 못한 외래어휘들의 문제라면, 그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쓰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 중 하나가 플랫폼이 아닐까. 이 단어가 처음 유입되었을 때는 그 시대의 목적성에 맞는 단어, 승강장으로 번역이 되었고, 지금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Platform은 그 우리말 단어를 그대로 쓸 수 없어 그대로 플랫폼이라 소리나는대로 부르고 있다.


중국어는 승강장은 月台(달 월 月자가 철로를 닮지 않았나? 실제로 그래서 月台다) , (우리가 지금 부르는) 플랫폼은 平台 라고 구분해서 부르고 있는데, 중국어를(한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우리도 의미를 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번역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너무 흔하게, 그리고 두리뭉실하게 쓰이다 보니 막상 플랫폼이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하면 "아니 왜 그거 있잖아.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거"라는 그냥 그런 거가 되어 버리고 만다. 뭔지는 알 거 같은데, 설명하기 어려운.


사실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다. 일단 저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거, 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거'는 뭘까? 1. 서비스를 제공한다(판매한다), 2.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공급자가 있다, 3. 사용자는 서비스를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다, 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정도만 생각해내도 플랫폼에 대해 감은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에 대해 더 자세한 얘기를 하기 위해 아래 사진들을 한 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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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은 누가 봐도 플랫폼이다. 다른 말로는 승강장. 두번째는 시장의 풍경이고, 세번째는 야구 경기장의 전경이다. 이 세 사진 속 장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장으로 끝나는 곳이다. "장장장자로 끝나는 말은~" 노래도 아니고 무슨 말장난이냐 싶기도 하겠지만, 핵심은 바로 장(場)에 있다. 우리말로 판, 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승강장, 시장, 경기장 - 이 모든 장소에는 세 가지가 있다.


바로 참여자(혹은 주체), 거래, 그리고 규칙이 있다. 승강장에서는 운송수단과 이동하는 승객이(참여자) 운임을 지불하고 이동을 하면(거래), 정해진 승차시간을 비롯 이용에 관련한 규칙이 있다. 시장,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판매자와 구매자, 관객과 운동선수가 있고, 상호간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운영 및 이용에 관한 세부적인 규칙이 있다.


바로 이 세 가지, 참여자, 거래, 규칙이 장(場), 곧 플랫폼의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플랫폼이 운영이 되지 않는다. 보통 참여자와 거래는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정류장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규칙이 자리 잡지 않으면 플랫폼이 되지 못한다. 무질서한 장과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다.


platform4.png 규칙이 없는 혼돈의 카오스 (......)




플랫폼의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규칙"이다. 많은 사람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얘기하지만 정작 플랫폼에서 중요한 규칙을 정의하고 운영하는 것을 간과하곤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참여자와 거래는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그러나 규칙은 정하고 지속적으로 재정의하지 않으면 운영이 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미성년자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경기장에 몰래 들어올 수 있는 개구멍을 막는 것은 플랫폼이 건전하게 작동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의 연락처를 숨기고 에어비앤비 플랫폼 상에서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연락처가 공개되어 버리면 플랫폼에서 홍보효과만 누리고 플랫폼 외부에서 거래를 발생시켜 플랫폼이 가져가야 할 수수료 수익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즉, "이 플랫폼에서는 이 규칙을 따라야지만 (플랫폼 운영자를 포함한) 모든 참여자에게 이익이 된다"라는 규칙이 바로 플랫폼의 핵심이고 이 규칙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 플랫폼 운영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규칙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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