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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이미 그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거야

의미와 스트레스의 상관관계

by 라떼마마
당신의 삶에서 큰 의미와 큰 스트레스를 동시에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당신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것의 핵심적인 의미를 갑자기 잃는다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그것을 위해 행복을 미루도록 요구된 것이 있나요?

당신은 당신 자신을 잘 돌보고 있나요?





Q1) 당신의 삶에서 큰 의미와 큰 스트레스를 동시에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냥 안 가도 된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당신은 이미 그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것.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옳게 가고 있다는 증거다.



나의 삶에서 큰 의미와 큰 스트레스를 동시에 주는 일은 강의를 하는 시간이다. 특히 오프라인 실시간 강의에서 강의 시작 직 후 10분의 분위기가 당일 강의 성공률의 80% 이상을 차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강의 직후 10분의 시간은 나에게 굉장히 큰 마음의 부담이다. 내 능력치의 130%를 벗어나는 일을 맡았을 경우에는 후회를 수십번도 더 할 때가 있다. '도대체 왜 한다고 했을까? 왜 한다고 했을까?'


똑같은 강의는 없다. 늘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상대방의 니즈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똑같은 교육도 온/오프라인 여부에 따라 다시 처음부터 ppt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강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완전히 백지에서 출발하는 일에 버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 일을 끝내면 내가 얼마만큼 성장하고 자신감을 레벨업 시킬 수 있는지 경험을 하고 나면 절대로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Q2) 그것이 당신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진전은 용기 있는 결정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이 일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는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나의 밥벌이이기 때문이다. 출산과 육아 전의 내 경력의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 책임감과 권한이 작은만큼 쉬운 업무가 주어진 직장을 자발적으로 나왔다. 육아와 일에 대한 균형을 맞추기에 더없이 좋은 일이었지만 나는 쉬운 길 보다는 구불구불 가시밭길에 자발적으로 들어섰다. 그것은 이왕 밥벌이를 할 거면 조금 더 내가 잘 할 수 있고 누가 다그치지 않아도 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일을 하면서 보람과 의미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20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과 육아를 하면서 점점 나의 쓸모가 없어지는 모습을 발견하며 자신감을 잃어갔다. 동시에 삶의 자기결정권이 없어지고 의존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나 자신에게 더이상 실망하고싶지 않아서 나는 스스로 일어서기 - "자립" 을 하기로 결심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점점 독립적인 삶의 주체로 변해가는 스스로의 성장경험을 다른사람에게도 나누어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이 가치를 기반으로 다른사람의 자립을 돕는 셀프 헬퍼로서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이 내가 세상에 의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비록 평가에 대한 부담감으로 큰 스트레스를 동반하지만 이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되었다.



Q3) 그것의 핵심적인 의미를 갑자기 잃는다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내가 개발하는 모든 콘텐츠는 자립이라는 하나의 점으로 이어진다.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CS파트너

자기삶의 결정권을 지키는 여성 리더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주도적으로 만드는 커뮤니케이션과 태도


모두 사람들을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해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만약 강의를 하는 나의 일에서 '자립' 과 나눔의 가치를 잃게 된다면 굳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는 도전을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더 잘하고싶어하지 않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어떤 일에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 나면 사람은 누구나 더 잘하고싶어진다. 더 잘하고 싶어지면 자신이 하는 일에서 항상 why(왜), how(어떻게), what(무엇) 을 질문하며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핵심의미를 잃게 되면 스스로 더 나아지기 위한 어떤 고민도, 질문도 하지 않으며 적당히 라는 선에서 자신과 타협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굳이 평가를 늘 받고 살아야 하는 이 일을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Q4) 그것을 위해 행복을 미루도록 요구된 것이 있나요?


삶의 여유를 잃었다. 매일 루틴하고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는 삶에 나를 올려놓았다. 혼자서 일을 하게 되니 내가 스스로 나를 어떤 일에 자발적으로 들여놓지 않으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하루가 풀리고 일주일이 휘청거리며 한달이 해놓은 것 없이 지나간다. 나는 나의 의지를 잘 믿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텐션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의무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편이다. 매일매일 생산하는 콘텐츠의 힘이 나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다보니 20대 처럼 하루에 주어지는 모든 시간을 나 하나만을 위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일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하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빌려쓰게 되었다.

잠을 줄이거나,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줄이거나, 가족의 시간을 함부로 요구하게 되었다. 건강이 나빠졌고 육아하는 시간을 줄였음에도 아이를 보는 시간에는 일에대한 걱정으로 아이에게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체력이 금방 떨어졌다. 주말에도 일을 하러 나가다보니 친정엄마가 가장 힘들어하셨고 툭툭 던지시는 잔소리에 더불어 마음이 지쳤다.

지금 내가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어야 내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계속해서 내 마음의 여유를 다음으로 또 다음으로 미뤘다.


Q5) 당신은 당신 자신을 잘 돌보고 있나요?


일을 하지 않을 때 보다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많은 건 사실이다. 물론 건강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가 나에게 해가 된다고 해서 모든 걸 멈추면 나는 행복할까? 자문한 적이 있다. 내가 잠을 2-3시간 더 잔다고 내가 더 건강해 질 수 있을까? 오히려 할 일 없음에 대한 무기력함으로 생활이 더 느슨해지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무한정 늘어지면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로 받는 스트레스로 나를 잘 돌보지 못하는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생산성있게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잠을 줄이지 않고도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집중적으로 하기 위해서 나의 하루 시간표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면서 테스트를 하며 가장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중이다.


나의 매일매일이 조급하고 여유가 없다면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하루하루가 채워질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사는 삶이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도 괜찮다. 찰나의 여유를 찾기 위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보다 부모로서 책임감을 다하는 일이 나에겐 더 중요하다. 행복을 뒤로 미루지 말고 일상의 사소함에서 의미를 발견하라고 일침을 가하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이 불균형을 선택하는 용기도 나에겐 행복이며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모든것을 다 가질 수 없다. 충분히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 약간의 여유가 사라지더라도 참고 견딜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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