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탐색여행 시즌 2 - 1일차
자기탐색여행 1일차
우리는 자신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했던 많은 약속들을 지켜내지 못할 때 마다 나와 거리가 멀어진다. 우리 자신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두려움을 느낀다. 내가 나를 믿지못하는 데이터들이 쌓여갈 수록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렇게 나는 나를 믿지 못하는 병에 종종걸리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겠다고 예약해둔 수많은 새벽기상 알람소리를 꺼버리고 잠을 다시 자버리고, 먹지않겠다고 수 없이 다짐했던 달달라떼와 디저트를 참지 못해서 어느 순간 우걱우걱 입으로 밀어넣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나와 점점 멀어져갔다.
나는 나와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서 자기탐색여행을 시작한다. 나이가 38살에도 스스로의 의지가 부족해서 누군가의 검사가 필요하고 인증씩이나 해야 되는게 부끄럽지만 나는 나의 의지를 믿지 않는다.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미지근한 결심을 믿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있지만 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은 제각각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다. 수영장에서 보는 몸은 다들 다르지만 수영선수들의 몸은 비슷하다. 목욕탕에서 보는 사람들의 몸은 제각각이지만 보디빌더들의 몸은 비슷하다.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은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한다. 몸이 좋은 사람들은 몸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프로세스를 지킨다. 그 프로세스는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 나를 바꿀자유(김민기)
어떻게든 30일 이상 매일 어떤 것을 지키며 하는 내가 되어 본 경험이 있긴 있다. 매일 걷기, 매일 스트레칭, 그리고 아이와 잠자리 시간에 가지는 그림책 읽기다. 20대와는 다르게 30대 아이 엄마가 되면서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이 줄어들고 육체적인 피로가 급격하게 커지자 나는 나를 놓기 시작했다. 섬세하게 표현하자면 텐션감 있는 레깅스와 스키니진과 힐에서 내려오고 느슨한 파자마와 헐렁한 티셔츠, 플랫슈즈의 삶으로 들어갔다. 잠을 줄이며 피곤함을 이겨내고 매일 루틴하게 자기계발을 하기가 20대보다 상당히 힘든 환경이 주어지면서 새벽 5시에 울리는 알람에 깨는 일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힘들었던 내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된 계기는 건강문제였다. 스트레스로 찾아온 반측성 안면 경련이 사람들이 간간히 알아볼 정도로 심해져서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큰일이 날 것 만 같아서 시작했다. 우울한 마음이 들 때 햇볕을 받으며 걸으면 효과가 좋다고 하니 정말 그런가 싶어서 시작을 했다. 밤에 수면효율이 높아지고 일단 1시간 업무를 포기하고 걷고 들어오니 오히려 집중이 잘되고 졸음이 전혀 오지 않았다. 더부룩한 아랫배가 꺼져서 가벼운 몸으로 일을하니 흥얼 흥얼 나도모르게 좋은 리듬에 씽크를 맞춰갔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몸 속 여백에 중독되어 타임스탬프로 쾅쾅 하면서 매일 걸었다.
그리고 매일 유튜브 "스미홈트"를 보며 스트레칭을 병행했다. 아이를 재우고 난 후에 하는 것이 힘들어서 아이와 함께 했는데 내가 하기 싫은 날이면 아이가 "엄마, 왜 오늘은 운동안해? 빨리 틀어봐! " 하면서
나를 재촉했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것 부터 시작했다. 나의 의지력은 절대 신뢰할 수 없기에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습관 홈트 라는 책에서 본 것 처럼 복근 운동 30개 정도로 심플하게 도전을 했다. 나는 최소한 이것도 안하면 정말 루저라며 이것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겠냐며 나만의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실천을 했다. 대략 두 달 정도 걷기와 스트레칭을 했고 안면경련이 많이 호전되었으나 그것을 멈추고 난 지금 다시 증상이 아주 심해졌다.
나는 원래 내가 안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환경이 안하면 안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안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 그래도 자랑스러운 기록이 있다면.. 아이가 17개월 무렵부터 6살인 지금까지 몇 년째 매일 밤 그림책 독서를 함께 하고있다. 아이가 너무 아파서 상황이 심각했던 며칠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간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가 책에서 삶의 지혜와 흥미로운 발견들로 일상이 소소한 기쁨으로 가득했던 것 처럼 아이도 그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은 이제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는 일 처럼 반사적인 행동에 가깝다.
(1) 불규칙한 업무 패턴으로 지키지 못하는 미라클 모닝
하지만 실패한 루틴도 많다. 5시에 일어나기로 한 미라클 모닝은 참 어렵다. 회사 생활을 할 때에는 꽤 잘 지켰다. 집에와서 해야할 업무가 없었다. 업무에 대한 책임이 다소 적었던 일이라 회사에서 하는 일로 땡이었지만 강의를 하고부터 나의 루틴한 스케줄이 와장창 무너지기 시작했다.
프리랜서=일과 삶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매일매일 강의 준비로 시간이 모자랐다. 잘하고 싶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플랜 B, C를 준비하며 나의 주말까지 온전히 잠식당하기 일쑤였다. 마음 속 신경쓰임 1순위가 강의가 되다보니 다른 것들을 할 마음의 여유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전형적으로 불안이 높은 애니어그램 6번인 나는 업무에 대한 걱정으로 12시, 1시 2시를 넘기며 일을 마무리 지어야 잠을 들 수 있었다.
(2) 열량 폭탄 도넛과 커피만큼은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해질까?
여전히 살을 빼기 위해서 음식을 격하게 제한한다거나 커피를 끊는 것과 같은 실천은 내게 너무나도 어렵다. 20대에는 극도의 허기도 참아가며 위의 크기도 줄여서 식욕도 조절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두렵다. 배고픔을 견디고 먹고싶은 커피를 참아내는게 왜그렇게 힘든지, 이제 내 인생에 다이어트는 목록에 다시 추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았던 것, 우선순위에서 끊임없이 밀어놓았던 이유는 긴급하고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것 같다. 간절하지 않았고 당장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할-일 목록에서 가장 먼저 지워졌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 긴급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며 한근태 박사님이 수면과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신 책의 내용이 떠오른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기상을 하는 습관은 언제 쯤 책을 읽는 것 처럼 나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
실천을 통한 믿음 데이터들이 저장될 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한달, 자기발견>
미정아, 너무 걱정하지마. 너는 지난 30일을 지나면서 엄청난 자신감과 네 삶에 전에 없었던 의미를 부여 한 것 처럼 이번에도 그 때 처럼 30일을 완주하면서 네가 처음에 생각한 것과 같은 모습의 사람이 되어있을거야. 너는 분명 네 삶의 목적을 더 또렸하게 발견하고 너의 일에서 가치와 의미,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시즌 1을 지나면서 하고싶었던 커리어강의도 하게 되었고 교육과정 1단계도 만들어냈어. 30일 뒤에는 2단계가 완성이 되어 있을거고,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다시 일하고싶은 엄마를 위한 취업전략' 강의도 멋지게 잘 할 해낼거니까 너를 믿고 행동에 집중하길 바래. 시즌 1에서 아쉬웠던 전문성의 기둥과 핵심 역량을 다시 생각해보고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한달을 보내게 될거야. 힘내. 정아...
<한달, 디자인유치원>
브런치 보다 블로그가 어렵겠지만, 한 달 뒤에는 분명 블로그가 메인이 되어서 일을 하고 있을거야. 남들은 꿀떡 꿀떡 멋지게 휘리릭 만들어 내는 썸네일과 영상들에 가끔 숨이 막힐정도로 쳐지는 느낌이 들어서 여전히 손이 가질 않지? 본 것은 많아서 안목은 높은데 이것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도저히 방법을 몰라서 막막했던 너는 그 답답함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거야.
조금 더 조화롭고 통일된 느낌으로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 거고 글을 쓰면서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읽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될거야. 강의교안을 만들면서도 색을 쓰는 방법에서 좀 더 세련될 수 있고 서체를 고르고 정렬을 하는 법을 배우면서 훨씬 가독성이 좋은 교안을 만들 수 있게되겠지. 써니와 함께 독후활동을 하며서 어설프게 만들어왔던 ppt 독후활동 자료들을 조금 더 소장가치가 있도록 퀄리티가 높아질 수 있을거야.
디자인을 배워야 겠다고 생각한적은 없었겠지만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에서 디자인을 빼놓을수가 없더라. 너무 늦었다고. 이제와서 뭘 하냐고 생각만 했을텐데 가벼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서 다행인 것 같아.
내가 돈을 내고 루틴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이유를 이 책의 저자가 정확하게 말해준다. 자기계발을 하고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환경과 프로세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매일 만나는 가족이 지지해주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한심하게 생각하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우리들 대부분은 모두가 반대해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았던 역사 속 위인이 아니다. 우리는 지지가 필요하다. 응원이 필요하다. 인정이 필요하다.
주위 환경이 그렇지 않다면 그런 환경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도전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고 인정해주는 환경속에 있어야 한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과 같이 있든지, 서로 다른 일이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사람들 속에 있든지, 이미 새로운 것을 만든 경험이 있는 사람 옆에 있든지.
여러 차례 몸만들기에 실패한 사람은 다시 결심하는 것조차 두렵다.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다시 맛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좌절하는 이유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다.
몸 만들기를 포함해 어떤 도전을 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를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이겨내야지.
진심으로 원하지 않으니까 중간에 포기하는 거야.
강한 의지란 곧 진심이라고, 진심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한다면 진심이 아니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 착각이 좌절감을 만들어 낸다.
반복적인 좌절감은 진심을 바꾼다.
-나를 바꿀자유 (김민기)-
나는 반복적인 좌절 경험으로 진심을 바꾼적은 없는가?
내가 지금 변화하고 싶지만 지키지 못하는 습관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나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를 밀어넣어야 할까? 그리고 그곳에 있으면 내가 어떻게 달라질까? 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