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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마 May 10. 2021

나를 찾는 두번 째 여행준비

여행에 불필요한 귀걸이와 마스카라는 빼버릴것

얼마 전, 20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커리어강의를 하고 온 강사가 쓰는 자기발견을 위한 글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렇게 해보시라고...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면 이미 특정 분야에서 해시태그 몇 개만으로도 인기 게시물이 검색이 되고 네이버 인물사전에도 등록이 되는 수준이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그 누구도 말 한 적 없는 까탈스런 기준을 나 스스로 만들며 나는 나를 지독히도 괴롭혔다. 이미 전문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할 강사가 자신을 발견하는 글을 치열하게 쓴다면, 사람들이 욕할지도 모른다고.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치냐고 악플을 달지도 모른다고 두려워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나는 이렇게 용기를 내본다. 그것도 시즌 1을 마치고 시즌2 씩이나. 다른 사람들의 지나가는 평가때문에 내가 나를 찾는 여행을 몰래 감추지 않고 당당히 꺼내서 여행 수기를 써본다. 


우리가 여행 계획을 세울때 다른 여행객들의 수기를 보면서 가져올 것은 가져오고 버릴 것은 버리고 미리 알면 좋을 꿀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인사팀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커리어도 이렇게 매일 글을 쓰고 자기반성을 하면서 진전할 수 있고 시즌 1을 마치며 훌쩍 성장한 내면 아이가 시즌 2를 지나는 동안 어떤 성장을 할 지 나 스스로도 매우 기대가 된다. 


시즌 1을 지나는 동안 나만의 한 단어를 찾긴 했지만 여전히 나는 선택과 집중이 힘들다. 밥벌이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특정 시점에는 강의가 들어오면.. " 그 분야는 제가 하지 않는 강의 입니다. 다른 강사님 추천해드릴까요? " 라는 말을 하고싶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강의 분야를 위해서 다른 강의가 들어오면 못합니다. 이제 안합니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밤새도록 흥에 취해서 썰을 풀 수 있는 분야는 뭘까? 내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도대체 뭘까? 강의교안을 만들때 나도모르게 최 단시간에 기획을 하게 되고 여러가지를 찾아보지 않아도 내 머릿속에 저장된 사례와 이론들이 줄줄 쏟아지는 분야는 뭘까? 이런 질문에 조금 더 날카로운 답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집중을 한다는 것은 단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외한 모든 아이디어에 'NO' 라고 답하는 것이다."라는 스티브잡스의 말처럼, 딱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엔 NO! 라고 답을 하며 다른 것에 눈길도.. 뒤돌아 보지도 않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마음으로 나는 두 번째 자기발견 여행을 준비해본다. 


이번여행에서 나는 나와의 몇 가지 약속을 해보려고 한다. 


1) 시즌 1에서는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다보니 글에 참 많은 허세가 들어가 있다고 느꼈다. 애써서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데에 집중을 하다보니 제목을 뽑거나 사진을 찾거나 다른 사람들이 눈여겨 보고 싶은 한문장을 중간 중간 넣는데에 힘을 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를 찾는 여행에 굳이 불필요한 화려한 장식의 머리핀이나 목걸이, 마스카라 따위는 여행에 무거운 짐만 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맞춤법이나 어법에 너무 신경을 쓴다거나 제목이나 콘텐츠의 재미, 완성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본다. 오히려 주어진 질문과 내가 한달을 지나면서 느낀 것, 그리고 추가로 나에게 질문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다른 사람이 ㅉㅉ 하고 혀를 찰 만큼 나스스로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글. 자기기만을 하지 않는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한다. 


2) 글 쓰는 시간을 최대 2시간으로 제한하려고 한다. 이제 더이상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도전했다가.. 이건 내 분야가 아니네? 이런 시행착오를 겪고 싶지 않아서 나를 어떻게든 찾아보겠다는 강한 압박감으로 열심히 글을 썼다. 내가 이렇게 나를 찾으려고 이렇게까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나? 싶을 만큼 호흡이 긴 글을 참 많이 쓰고 혼자 웃기도 하고 많이 울기도 했다. 시즌 1을 진행하면서 정말 완벽하게 알게 된 진실이 있다면.. 내가 이렇게 까지 나를 찾기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마음을 온통 쏟다보니 모든 일의 1순위가 글쓰기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그 일이 중요할지라도 나의 일에 지장이 되면 안될 것 같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몰입해서 쓰는 글쓰기 패턴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3) 자기발견 가이드로 제시된 책 중에서 5권을 집중해서 읽고 글을 쓰는데 참고자료로 반드시 활용을 하며 나만의 질문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이. 미. 정 이다. 

나는 내 이름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은 이름처럼 살게 된다는 말처럼.. 어쩌면.. 내 인생도.. 평생... 미정으로 끝나버릴까봐 정말 두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아니 여전히 지금도 그렇다. 정말 사주팔자에서 말하는 것 처럼.. 내 인생도 내 이름처럼 되는거 아니냐고. 혹시 이름을 바꿔야 하는거 아니냐고 심각하게 고민한적이 있었다. 평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가... 이럴줄 알았지. 라는 삶을 살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 누가 내 이름을 미정아.. 미정아. 라고 부르면... 분무기로... 물을 뿜어내지만 곧 공중에서 작은 물알갱이가 산산히 부서지고 사라지듯이 내가 없어져버리는 느낌이었다. 우리 할머니는.. 무슨 돈을 주고 내 이름을 이따위로 지었을까. 라고... 살아계시지도 않는 할머니를 참 미워하기도 했다. 그렇다. 나는 평생.. 미정으로 끝날까봐 두려운 사람이었다. 나는 오늘처럼 이렇게 나약하고 초췌한 내 영혼과 마주칠 때면 정말 숨고싶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나는 글을 쓰면서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되어있었고. 훨~씬 더 강의를 잘 하게 되었고. 훨~씬더 내가 아는것이 선명해지면서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기획력이 좋아졌고 글을 쓰면서 교안작성실력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사람은 누구나 하면서 더 잘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내가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 전전긍긍했지만 얼마전, 신사임당님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한 남학생의 사연이 나의 심금을 울렸다. 


컴퓨터 공학과 전공도 아니고 단지 조금 좋아 하는 마음에서 프로그래밍 실력이 학부생 수준 간당간당한 정도였던 그가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돈을 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완벽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풀면서 점점 잘하게 되었다는 그의 스토리는 나같은 완벽주의자에겐 충격적인 성공스토리였고,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용기를 준 두 번째 주인공이 있는데 바로 영어를 알지 못하지만 영어를 가르치는 나의 사촌동생이다. 영어전공자도 아니고 특별히 영어에 관심도 재능도 없이 학원에서 상담일을 하다가 우연히 원장님의 추천으로 초등학생의 영어를 가르치며 재미를 느낀 그녀는 최근 중학생의 방과 후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과외도 몇 개나 한다. 도대체 그게 가능하냐고, 나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몇 번을 물었는데 그녀는 그냥 하니까 점점 영어가 좋아지고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이 말을 나에게 적용을 시켜보기로 했다. 


나도 하면서 점점 더 잘 할 수 있다고. 


그럼 무엇을 할 것고 무엇을 더 잘하고 싶은지는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는 물음표를 남기며 오늘 글을 마무리 해본다. 



아래 글은 시즌 1에 진행했던 자기발견 0일차 글이다. 


자기발견 시즌1_ DAY 0 < 이너보이스(Inner Voice)를 듣는 여정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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