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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마 Jun 08. 2021

차선에서 최선을 만드는
3가지 핵심역량

인생은 기필(期必)코 되는게 아닙니다.
뭔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흘러가세요



기필코 이루지 말라니! 

또 누군가 하는 라떼 식 충조평판 중 하나같은 뉘앙스가 불편했다. 흘러가다 닿는 일들을 하라는 말을 믿었다가 정말 흘러가다가 영영 떠내려갈지 모르는 내 인생을 당신은 책임져 줄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고싶을만큼 나는 종종 가시가 된다. 



나의 래퍼런스가 되는

훌륭한 나의 흑역사의 가치 



그 동안 한 달 자기발견을 위한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지난 일들에서 성취감을 느낀 것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앞으로 하게 될 나의 일과 여떻게 연결이 되며 나는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어떤 능력치를 끌어올려야 하는지 자세하게 적었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이미 유명하신 분들이 나의 글을 본다면 어쩌지? 클라이언트가 보게 되면 어쩌지? 내 강의를 들었던 분들이 보면 어쩌지? 하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나 처럼 차마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에 이미 답정너 질문을 반복하거나 혹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고민들. 결국엔 내가 답을 찾거나 상황을 마주해야 되는 일에서 고민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약간의 이정표는 될 수 있겠다는 심정으로 자기발견글을 공개해서 쓴다. 


누군가의 흑역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래퍼런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논문을 쓰면서 대단한 연구자, 출처가 아주 확실한 정보, 위대한 사람들의 업적과 성장과정들만 신뢰하는 고리타분한 습관이 생겼다. 교수님들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하려다보니 선행연구를 분석하면서 생긴 결벽증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면서 나의 행동 변화에 더 도움이 되었던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니라 무심코 쌓아둔 나의 흑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서 보았을 때 객관적으로 얼만큼 성장을 했고 변화했는지는 그 글에서 엄청나게 뜯어 고쳐야 하는 부분이 많으면 많을 수록 내가 많이 변화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나가 현재와 미래의 나에 대한 래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말과 글에 대한 집착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게 되었다. 




넥스트커리어를 설계하고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내가 그동안 언급한 전문성의 6기둥과 나의 정체성을 만드는 습관들, 앞으로 내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작성했는데 이것을 실제로 잘 수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더이상 무엇을 더 잘 하기위해서 해야할 행동목록 같은 건 없다. 




핵심역량 <1>  

내가 가진 신선한 재료를 알아보는 눈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은 바로 '지금' 가지고 있는 재료를 볼 수 있는 안목이라는 답이 나왔다. 이것을 박웅현CD님의 책 <여덟단어>에 기대어 이야기 하면 자존(尊)으로 연결된다. 

훌륭한 요리사는 자기 눈앞에 있는 신선한 재료가 무엇인지 먼저 본다.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 


나는 줄곧 나의 한 단어가 자립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궁극적으로 모든것은 자립이라는 단어로 모아지는데 정작 나는 허공에 자립을 외칠 뿐 자존이 없었다. 늘 나의 자존을 외부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관심으로 올리려고 했지만 자존은 타인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자존은 내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인데 나는 어떻게든 엄격한 기준으로 나를 끊임없이 검열했고, 너는 자격이 충분하지 았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며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을까? 라는 방황을 했다. 


내가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은 A분야와 B분야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마음이었다. 만약 20대 라면 정말 가볍게 A먼저 해보고 B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른 여덟, 이미 20대 중, 후반부터 한가지 업종에서 성장해온 친구들은 10년 이상 내공을 쌓으며 자신만의 튼튼한 뿌리로 전문성을 드러내는 시기다. 이 능력치로 40대가 되면 몸값을 높이고 높아진 몸값 만큼 또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며 자신만의 커리어패스를 만들어간다. 


그래서 어정쩡한 나이에 나를 자극시키고 흥미가 있고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에 도전을 했다가 안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생겼고 나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한다는 아무도 준 적 없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무조건 실패를 하면 안되는 
최선의 결정이 가능할까?


자기발견이 마무리 될 때 쯤 나는 이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엄청나게 그 방향으로 질주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최선의 선택이 있을까? 최선이라는 기준이 내가 아니라 자꾸 외부를 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겉으로 포장된 사람이 정말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강의를 들었는데 예상보다 너무 허술한 경우도 숱하잖아.  너는 이미 자질과 태도가 좋은데 왜 그렇게 불안해 해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내 것 보다 남들이 가진 것들을 신경쓰다보니 자꾸 눈에 보이는것은 나의 부족함이었다. 

 너가 이야기 한 그 사람들 강의 들어 보니까 어때? 생각보다 별로지? 너가 훨~씬 나아. 특히 너 교안 만드는 실력은 상위 5%이내야. 너가 훨~씬 잘해. 너는 자신감을 좀 가질 필요가 있어. 


가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대충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강의를 할 까? 싶게 만드는 분들을 본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최소한의 실력으로 열심히 자신을 마케팅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려주면서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행동력은 나의 완벽함보다 훨씬 훌륭했다. 


차선에서 최선을 건져내는 삶. 내가 어떤 것을 선택했다면 어떻게든 그 선택을 옳게 만들고 나가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면 나는 내가 쥐고있는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원주민을 연구해서 인문학 논문을 쓰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원주민들에게 있어 가장 존경받는 사람을 관찰해보니, 힘이 세거나 모든 걸 가진 사람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가장 존경받았다고 한다. 



기필(期必)코 무언가를 이루어 내겠다는
나를 짓누르는 목표를 덜어낸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가장 훌륭한 자질,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탐구력이 강한것이다. 강의가 뜨는 말로 지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딱 하나가 남더라도 그것이 실제 업무에 꼭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과 그래서 달라진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 할 수 있는 가이드를 잘 만들어줄 수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한 강의가 들어오면 관련 업종 사람들에게 인터뷰도 해보고 큰 돈을 들여서 제대로 된 리포트를 확인하는 집요함은 단 시간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나의 강점이다. 



핵심역량 <2>  

눈에 띄는 곳에 존재하기위한 

글쓰기 



넥스트 스텝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두번째 역량은 눈에 띄는 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눈에 띄는 곳에 존재하는 최고의 방법은 끊임없이 나의 재료를 활용한 결과물과 고민과정 들을 거침없이 글로 남겨서 나의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내 글이 내 고객에게 가닿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을 버는 방법,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진정성있는 글쓰기임을 나는 신념처럼 믿는다. 내가 이렇게까지 글을 쓰게 된 것 또한 누군가의 진정성 있는 글이었기 때문에 나는 글이 지닌 큰 힘을 알고있다. 


글쓰기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나의 신선한 재료다. 



핵심역량 <3>  

의식적인! 연습 



전문가들은 고통받는가? 아니면 황홀경을 경험하는가? 에 대해서 에릭슨과 미하이칙센트미하이의 상반된 주장을 GRIT(그릿) 에서는 고통받는 의식적인 연습의 결과가 황홀경이라고 말하고 있다. 


VOD촬영을 할 때 정말 힘든 반복을 하면서 나는 정말 이 일을 좋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나는 이 일을 좋아 하지 않고 장점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을 했고 억지로 애쓰는 내가 싫었다. 하지만 많은 음악가와 운동선수들은 연습의 과정이 정말 힘들고 싫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결과,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그들은 자유로워 보인다. 고통스러운 연습 없이는 절대로 편안함이란 있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니 꾸역꾸역 들인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수영이 편안해질 수 있었던 고통스러운 연습> 

곧 찾아올 편안함을 위해서 나는 기꺼이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는 어릴때 부터 물 공포증이 심했다. 5-6살 무렵 목욕탕에서 커타란 탕은 내가 꾀나 공포심을 주는 깊이였다. 조금만 발이 미끄러져도 가라 앉을 수 있는 시퍼런 물이 무서웠다. 할머니와 함께 간 목욕탕에서 탕안을 오가다 풍덩 빠진 나는 튜브없이 수영장에 갈 수 없는 성인으로 자랐다. 그런 내가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부터 2년동안 수영을 배웠다. 10키로그램이 빠지는 것과 동시에 어느 덧 수영장의 터줏대감으로 오리발을 끼고 오래오래 장거리 수영을 하다보니 물이 편안했다. 물을 먹을까? 두렵지 않았다. 느슨하게 몸을 수욱 밀어 넣고 기분좋게 물살을 가르는 편안한 느낌을 갖기 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 혹독한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난 뒤 수영장의 끝에서 끝을 쉬지 않고 오가는 황홀한 느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쾌감은 정말 짜릿했다. 


지금 나의 일도 그렇지 않을까?


나의 기술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로 매 번 조금 더 고난이도,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의 강의를 계속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난이도를 높이는 목표설정) 망하더라도 반드시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해보기로 한다. 






차선을 최선으로 만드는

3가지 핵심역량 




돌이켜 보면 지난 6개월을 그렇게 성장했다. 


내가 가진 재료를 보는 안목(메타인지능력)

눈에 띄는 곳에 계속 존재하는 글쓰기(콘텐츠)

의식적인 연습 (기술) 


이 3가지의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차선의 선택도 최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도서> 

여덟단어 <박웅현>

그릿 <엔절라 더크워스>

나의 운명사용설명서 <고미숙> 

타이탄의 도구들<팀 페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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