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이 쌓일 때마다 몸이 먼저 무너진다.
요즘 따라 자주 아프다.
이유 없는 피로가 이어지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가 않다.
어깨는 무겁고, 머리는 자주 맑지 않다.
병원에 가도 별다른 이상은 없고, 건강검진도 괜찮단다.
그런데 몸은 계속해서, 나에게 잘못됬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일 때문인가 싶다.
늘어나는 책임, 줄어들지 않은 업무, 늘 바쁘지만 결국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 것 같은 하루...
그게 아니라면 인간관계가 버거운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일보다 더 피곤하곤 했다.
말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 집에 들어와 숨을 고르는데 하루가 끝나 있다.
40대가 되면 마음이 단단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예민해 진다.
감전이 더 깊어지고, 작았던 상처도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내 컨디션과 밀접하게 연결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전엔 버티던 몸이, 이젠 먼저 '그만하자'고 신호를 보낸다.
"무언가를 견디고 있는 사람은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고 했던 한강 작가의 말처럼
내 몸의 통증도 어쩌면 마음에서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마음이 힘들 걸 몸이 먼저 알아채고, 그걸 신호처럼 보내 오는 것은 아닐까.
"몸은 정직하다.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아니라고 말해도, 결국 몸은 진실을 고백한다."
- 채식주의자 중에서, 한강
아플 때마다 느낀다. 내가 나를 얼마나 소홀히 다뤄왔는지, 남의 기분은 살피면서 내 기분은 대충 넘기고, 해야 할 일엔 열심히면서 쉬늘 날엔 늘 무심했다.
결국 가장 큰 책임은 나에게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요즘은 매일 10분이라도 가만히 앉아 내 몸과 대화를 해보려 한다.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굳었는지...
지금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무엇이든 더는 모른척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