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관계가 더 편해진다.

아내의 소중함

by Teddy

예전에는 사람과 깊은 이야기를 나눠야 친하다고 생각을 했다.

속마음을 털어놓고, 긴 대화를 이어가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것.

그게 진짜 가까운 관계의 증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말하지 않아도 편한 사람이 더 소중하다.

굳이 모든 걸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껴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제는 내 옆에 있다.


아내와 나는 조용히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어떤 날은 집 안에 음악도, TV도 없이 그냥 각자의 일을 하며 보낸다.

나는 책을 보거나 글을 끄적이며, 아내는 차를 내린다.

말은 없지만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 시간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거리들이 있다.
그 거리를 인정하는 순간, 관계는 더 깊어진다.
-“대화의 격”중에서, 유선경


가족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연락이 뜸해진 친구보다, 말없이 곂에 있는 가족이 더 고맙다.

부모님, 동생, 조카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가지만 명절에 만나 웃을 수 있는 사이.

그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이제서야 느낀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사정을 조금은 아는 사이.

대화를 길게 이어가지 않아도

조용히 앉아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


어른이 된다는 건, 관계의 밀도를 소리보다 침묵으로 느끼게 되는 일이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에서, 제임스 클리어


요즘 나는 시끄러운 자리를 잘 피한다.

괜히 피곤하고, 다음 날까지 여운이 남는다.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오가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다.


대신 아내와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가거나,

그냥 소파에 기대 조용히 있는 시간이 좋다.

무언가를 꼭 말하지 않아도, 이미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

그게 지금 내게 가장 큰 위로다.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데 꼭 말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다.


사랑은 침묵 속에서도 전해진다.
진심은 설명하지 않아도 결국 닿게 되어 있다.
-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중에서, 이슬아


예전엔 표현을 못 하면 마음도 없는 줄 알았다.

이젠 안다.

묵묵히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사실은 가장 큰 마음을 내어 저는 사람이라는 걸.


요즘 나에게 소중한 관계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느껴지는 관계다.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서 더 편안한 거리.


그 거리 안에 아내가 있고,

가족이 있고,

내가 지켜가고 싶은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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