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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제베 Sep 12. 2020

가을 햇살의 판타지

슈베르트 피아노 판타지(F minor, D.940)

추석을 앞두고 계획했던 거제와 통영 여행을 취소했다.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였다. 그래서였을까. 설핏 기울어가는 가을 햇살의 유혹은 취소된 여행의 마음을 시리게 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인근 무각寺와 운천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들어와 잠시 낮잠에 빠졌다.


구한말 을사년의 시국이 을씨년스러웠듯이 오늘의 뉴스도 온통 잿빛 뉴스뿐이다. 그나마 응원하는 프랜차이즈 프로야구팀이 쾌승을 했기에 미간의 주름을 펼 수 있었다.


바야흐로 클래식의 계절이다. 오늘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피아노 판타지를 반복 감상하며 사랑의 아픔을 헤아려 본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판타지는 TV 드라마 <밀회>를 통해 많이 알려진 곡이다. <밀회> 드라마가 한창일 때 나는 후쿠오카에서 1개월을 머물 때였다. 나의 취향과는 먼 드라마였지만 일본의 다다미방에서 다시 보기로 시청을 했다. 슈베르트 피아노 판타지와 드라마 분위기를 기대해서였다. 하지만 유료 시청료가 아까웠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다.


<슈베르트 피아노 판타지 D.940>

https://youtu.be/nAYMJycbPNw


슈베르트 피아노 판타지(F minor, D.940)는 캐럴라인을 향한 슈베르트의 짝사랑의 아픔이 녹아있는 곡이다. 스승과 제자의 사이였지만 슈베르트가 캐럴라인에게 헌정했던 생애 마지막 곡이기도 했고.


슈베르트와 캐럴라인을 생각하면 중세의 스캔들이라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가 오버랩된다. 스승과 제자의 사랑에는 왜 이리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혹시 사랑의 본질에는 원래부터 영원성이 없기라도 하는 걸까?


기분 전환을 해야겠다. 피아노 연탄곡(듀오곡) 하면 대만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주걸륜과 계륜미가 경쾌하게 연주하는 연탄곡은 언제 들어도 신이 난다. 시공을 초월해 기어코 다시 만났던 그들의 사랑을 상상하며.


<말할 수 없는 비밀 듀오곡> 영상 43초 부터~

https://youtu.be/JyfSbe6vMeg


나는 널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하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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