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4중주>
음악계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읽어보면 재미있는 농담이 없을 수 없다. 오케스트라 단원 중에 사내 결혼의 확률이 높은 연주자는 누구일까?
오보이스트와 하피스트라고 한다. 오보이스트는 리드를 깎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하피스트는 조율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다른 단원보다 일찍 도착하기에 두 연주자가 커플로 맺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담이라고는 했지만 세상史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악 4중주단의 농담은 생각을 멈칫하게 했다. 현악 4중주는 1 바이올린,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구성을 유머러스하게 이렇게 설명한다.
바이올린 연주를 빼어나게 잘하는 사람과, 곧 빼어나게 잘할 사람과, 한때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사람과, 바이올린 연주를 아주 싫어하는 네 사람이 모였다는 농담이다.
몇 해 전 KTX영화관이 있던 때였다. 출장길에서 <마지막 4중주>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현악4중주단에서 파킨슨병을 앓던 리더인 첼리스트가 네 명의 단원 사이에 쌓인 감정들이 드러난다. 해체될지도 모르는 위기에서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연주로를 마친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의 복잡한 감정을 처음 알게 되었다. 즉, 일인자와 이인자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경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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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베의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