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꽃 피운 예술은 이 도시를 더욱 매혹의 도시로 여기고 있습니다.
미술사 박물관과 제체시온에서는 독서를 통해서만 기억했던 예술인의 모습이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벨베데레 궁전, 호프부르크 궁전, 쇤브룬 궁전에서 익히 들었던 역사의 인물의 자취를 직접 눈으로 보는 순간,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여행이었습니다.
반면에 두 가지 기억은 저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첫 번째는 쇤브룬 궁전에서,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의 아들(나폴레옹2세) 방에 있던 박제된 이름 모를 새를 보았을 때입니다. 나폴레옹 2세의 친구는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밖에 없었다는 데, 막상 박제된 새를 보는 순간 그의 고독과 외로움이 사무치게 서러웠지요. 쇤브룬 궁전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허가되지 않아 박제된 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아쉽기도 했고요.
두 번째는 지하철 무임승차 적발 건입니다. 비엔나 대중교통은 탑승할 때 표를 검사하지 않습니다. 지하철 개찰구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탑승권 구매 후, 최초 1회 탑승시각을 펀칭해야만 합니다. 사전 정보 없이 비엔나를 처음 여행하는 여행자에게는 본의 아니게 무임승차로 몰릴 수가 있습니다. 이번 여행 중에 실제 무임승차로 적발된 숙녀를 목격했습니다. 겁에 질린 듯한 얼굴로 사정을 이야기하는 숙녀의 안타까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7박9일 비엔나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만족한 여행을 했기에 귀국하여 곧장 여행 수필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아직 프롤로그조차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여행의 기억이 글로 옮겨지지 않아서인데, 서서히 힘을 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