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서관이나 서재보다도
왜 카페에서 책이 잘 읽힐까.
익명의 대중성과 백색소음의 긍정적인 효과일 것이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석’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 구석 중의 하나가 요즘은 카페가 아닐까 한다.
맥락은 약간 다르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도 후드티 입고 얼굴을 가리는 심리도 이와 비슷한 심리일 것이다.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강연을 정리한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읽어 보면
왜 여성들이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여성들에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기만의 방이 없다는 것은
경제력 못지않게
가사노동도 큰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요즘 카페에는 학생들 못지않게
기혼여성들도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카페에 앉아 있다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가사노동에서 벗어난 순간이다.
카페는
울프가 이야기하는 ‘자기만의 방’으로
어느 정도 대체될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도서관에 가 본 지 오래되었다.
과연 언제쯤이었을까....
도서관 관련이야기는
아제베의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