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카덴차는

5매 수필

by 쟝아제베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출현으로 나의 대중가요 사랑은 식어버렸다. 그들의 음악에서는 리듬을 따라갈 수 없었고 가사 또한 감흥이 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요계의 전설이 되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될 무렵, 운전 중에 듣는 라디오에서는 여수밤바다 노래가 자주 흘러 나왔다. 가성은 내 취향이 아니었기에 가수의 얼굴도 모른 채 지내왔다. 그 또한 실력 있는 가수로 우뚝 섰다.


버스커버스커의 리드보컬이 장범준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의 얼굴도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벚꽃>을 통해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그의 안정된 성량과 감미로운 목소리가 매력으로 다가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나태주 시인의 명시를 실감하고 있다.


요즘 장범준의 3집 앨범 <노래방에서>를 즐겨 듣는다. 이 노래도 나에게는 어려운 멜로디다. 가사 또한 감흥이 일지 않는다. 결코 내 취향의 노래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멜로디를 음미하며 노래 마지막 부분에서 반주 없이 부르는 장범준의 몰입 분위기에 꽂혀서다. 클래식으로 말하면 카덴차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카덴차란, 이탈리아어로 마침을 뜻하지만 클래식에서는 즉흥적 연주기교의 의미로도 쓰인다. 카덴차는 악보의 일정 부분을 연주자의 기량에 맡기는 것인데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있고 없고 차이는 있다. 설령 카덴차가 없더라도 즉흥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


연주자는 카덴차에서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몰입하여 연주한다. 연주의 클라이맥스가 되기에 혼신의 힘을 쏟는 것이다. 그런 연주 모습이 나는 멜로디에 상관없이 좋다.

나는 지금도 카덴차 연주를 마치고 세상 모두를 가진 듯한 밝은 표정을 지었던 첼리스트 요요마가 잊혀 지지 않는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는 자신감이 그를 행복하게 했을 것이다.


img_xl.jpg 첼리스트 요요마 (사진출처 : CD직접촬영)



가끔 생각에 잠긴다. 그동안의 삶에서 나는 몇 번의 카덴차를 연주했던가. 카덴차를 위해 얼마나 자신을 투사했고 얼마나 만족을 했던가를. 장범준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생각에 잠긴다.



장범준 <노래방에서> 듣기

노래출처 유튜브

https://youtu.be/ss_E9t4CeeM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복어의 슬픈 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