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여행을 보냈습니다

순례길

by Traveluke

산티아고 순례길, 참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할 때, 걷다 보면 나침반을 찾을 수만 있을 것 같은 여행지입니다.

부서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보고 있자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았습니다.

한번 보내보자.

그 친구에게 여행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어떻냐고, 스리슬쩍 미끼를 던져보았습니다.

여행조차 떠날 수 없을 정도로 지쳐있던 터라, 좀처럼 낚싯바늘을 물지 않더군요.

때마침 부서에 다른 친구가 대만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소재로 이야기를 하던 중 힘들어하는 문제의 그 친구에게 여행바람이 들어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맛있는 미끼인 순례길을 던졌습니다.

조금 망설이더군요.

낚싯대를 하나 더 던졌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회사로 지친 일상에 쉼과 그리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끼를 야금야금 베어 물던 물고기가 크게 미끼를 한입 물었습니다. 그 찰나에 낚싯대를 챘습니다.

비행기표를 사야 떠날 수 있다며, 제 눈앞에서 마드리드행 편도 비행기를 끊게 한 것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낚싯줄이 끊어졌습니다. 다음날 그 친구가 표를 취소한 것이죠.

한 번 더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연말이라 일도 마무리되었고, 조직개편이 되면 연차 소진하기도 어렵다. 이때 아니면 떠나기 힘들다"라며 회유를 했습니다.

부장님도 좋아하실 거라는 말에 이번에는 왕복 비행기를 끊게 하였습니다. 취소 수수료가 크기에 이번에는 취소하지 않더군요.

정확히 2주 뒤 그 친구는 순례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남을 여행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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