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공백을 대하는 나의 자세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by CMOONS

살면서 항상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공백을 채울 것인가?, 내버려 둘 것인가?'

이다.

기본적으로 말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동시에 말실수도 하기에 '말을 좀 줄여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최대한 말을 안 하려 노력해 봤는데, 쉽지 않았다. 일단 듣기만 하는 건 재미가 없었고, 그 공백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그런 경험이 없는가?

친하지 않은 사람들 간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파트원들과 식사 후 커피 한잔하는 시간, 친구의 아는 지인을 처음으로 함께 보는 상황, 장인어른 댁에 들러 처형과 형님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순간. 그 순간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 공백을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곤 한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나의 기질이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그 공백의 간지러움을 참기가 힘들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으면 스멀스멀 공간을 채워가는 어색한 공기에 질실할 것만 같아 내가 살고자 궁금하지 않은 타인들의 안부를 묻거나, 최근 이슈가 됐던 뉴스 주제를 꺼내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말이 많아져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둘째는 그것을 타인에 대한 무례함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그 상황에서 상대를 무시한 채 휴대폰을 보거나 멍하니 있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이다. 그저 자신의 즐거움과 편안함만 추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생각보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타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대놓고 휴대폰만 보는, 말을 걸어도 단답형으로만 대답하고 다시 휴대폰으로 눈을 돌리며 키득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와 같은 행동이 현실에 있는 상대를 무시한 채, 그들보다 더 중요한 어떤 대상에게만 집중하는 무례한 행동이라 여긴다.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관심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타인들이 자신과 동일한 행동을 하면 언짢아한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자신이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을 무시한 채 자기 할 일에만 집중하거나 건성건성으로 듣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당연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눈앞의 상대를 불쾌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나는 '말 많음'과 '침묵'의 경계에서 차라리 '말 많음'을 선택하곤 한다. 그것이 오히려 그 자리와 상대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의 자리에서 공백을 채우려다 보면 말실수를 하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무례함'보다는 낫다고 본다. 오히려 누군가의 그런 노력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을 나는 좋지 않게 본다. 상대가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 없을 수가 있는가? 그럴 거면 대체 그 사람은 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물론 말이 많아지다 보면 타인을 비방한다거나, 다소 정치적인 색을 내비친다거나, 관심 없는 주제를 통해 실수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백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보단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경험하지 않으면 그것을 깨달을 수 없으며 아직도 그런 시도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중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상처가 드러나는 게 두려워 지나치게 조심히 살아가는데, 정작 인터넷상에서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 다소 과격하고 편향된 메시지를 과도하게 던져 타인을 공격하곤 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더 솔직하고 부딪혔으면 좋겠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중재를 하고 그 사이에서 자신의 과함과 부족함을 깨닫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들끼리 만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백'이 있을 때 '아~ 이거 어쩌지?'라며 전전긍긍하게 만들지 않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면 귀 기울여주고, 타인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줄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생겨나면 좋겠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어색한 공백이 돌 때면 가차 없이 깨되, 남을 비방하고 헐뜯고 본인의 자랑을 하는 게 아닌 건전하고 즐거운 주제를 던질 수 있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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