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간의 여름방학이 끝났다.
초등 1,2년 내내 가기 싫어하는 돌봄으로 방학에도 학교를 등교했던 첫째는 초등입학 2년 반만에 비로소 진정한 방학을 온몸으로 느끼는 한 달이었다. 내가 집에 있는만큼 방학동안 알차게 놀아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한달 내내 열심히 놀다보니 나도 텅 빈 집의 고요한 평화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니 다시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개학 전 날 준비물, 책가방을 챙기면서 아이는 긴장이 되기 시작했는데 훌쩍이기 시작했다. 우리집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과 여유가 필요한 아이들이다. 타고난 기질이겠거니, 사실 나도 그 마음을 모르는게 아니기 때문에 엄마 아빠에게 물려받은 유전이겠거니 생각하고 많이 기다려주려고 노력하지만 유아기부터 지금까지 어른의 생각으로 이해하고 마냥 가디려주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아이들이 커보여서인지 가끔은 언제까지 이럴거냐 싶어서 부아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
아침부터 느껴지는 긴장감...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이 긴장감
누구하나 울기시작하면 학교를 또 어떻게 보내야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첫째 둘째 모두 학교 입학하고 등교거부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잘 가겠거니 하면서도 혹시나 또 시작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이불편했다.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는 첫째는 아닌척 하면서 눈물을 훔치며 개학 첫날의 긴장을 스스로 다스리고 있었고 언제나 그랬든 태연해 보이는 둘째는 언제 돌변할지 몰라 보는 엄마만 말없이 긴장했다.
여느때처럼 아침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고, tv 한 편을 보고 이제 나설 차례다. 첫째는 결국 울음이 터졌다. 훌쩍거리며 엄마를 뒤에서 몇번이고 끌어안고를 반복한다. 오히려 씩씩하게 신발을 신고 나서는 둘째에게 "네가 형아를 데려다줘야겠다"며 농담을 했는데 씨익 웃던 둘째가 돌연 눈묾이 터져버린다. (글을 쓰면서도 둘째의 표정이 생각나서 웃음이 터진다. 참 귀엽고도 아이 그 자체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렇게 두 형제는 현관앞에서 같이 울었다. 예전 같았으면 안쓰러운 마음 가득 담아 꼬옥 안아주고 잘 다녀오라고 힘내라고 응원해줬을터이지만, 그게 오히려 독이되는걸 깨달은지 오래이기 때문에 빨리 다녀오라고 동요하지 않고 내보냈다. 아이들이 많이 큰 것이 눈물을 흘리고 가는게 부끄러운건 알아서 허둥지둥 눈물을 닦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등떠밀려 옮겨본다. 그렇게 여리디 여린 두 형제는 학교로 갔다. 각자의 세상으로 나갔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들을 볼때면 마음이 아린다. 내 스스로 이 험한 세상 살아내는게 쉽지 않아서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하루하루들이, 앞으로 맞닥뜨릴 날들이 걱정되는 마음이겠지.. 두 손가락으로 눈물을 막으며 애써 괜찮은척 하는 모습처럼 앞으로는 더욱 내색하지 못하고 혼자 이겨내야 할 시간들이 많아지는 너에게 쌓이는 그 세월의 무게가 안쓰러워서다. 언젠가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다 간신히 열이 내려 잠이들었을때 그 작디작은 등을 쓰다듬으며 느꼈던 마음이 한번씩 떠오른다. 이 작은 아이가 짊어져야 할 이 커다란 세상의 무게....
오늘도 잘 배우고 오너라. 너희만의 세상을 꾸려가는 방법들.
나도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