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인지 훈련 워크북 시작
좀 놀랐다. 그 친구 이름을 말해야 하는데, 한참 말하다가 이름 부분만 까맣게 블록으로 처리되면서 말문이 막힌 것이었다.
어쩌고저쩌고 하다가 문장 앞뒤로 해야 할 말은 생각이 나는데, 그 이름 부분만 까맣게 박스처리되는 순간은 당황을 넘어 충격이었다. 치매는 수십 년 동안 서서히 진행된다더니 이렇게 치매가 시작되나 싶어서 끔찍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수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창의수학 관련 자격과정을 공부하면서 같이 공부하던 선생님들이 많이 하던 말이 학생들보다 어른들이 더 재미있어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때 치매예방에 창의수학이 굉장히 효과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혼자 속으로만.
일본에서는 취미수학 유행으로 문화센터에서 미적분강의가 마감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그냥 가볍게 혹시나 노년기 뇌건강을 위한 보험처럼 수학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창의수학공부가 의외로 재미있었다. 최우수 3인방으로 선정되어 바로 고등학교에 체험수학강사로 출강하고, 방과 후 창의수학강사로 경험 삼아 시작해 보았지만 할수록 드는 생각은 25세 이후로는 뇌가 굳어지기 시작하니까 성인이나 시니어, 노인들에게 치매예방을 위해서 훨씬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를 쓴다는 게 어떤 건지 서서히 잊어버리고 있던 나에게 때로는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높여주면서 건강하게 뇌를 쓰게 만드는 시간을 창의수학은 만들어주었다. 단어가 머릿속에서 까맣게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수학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찾아보았다.
참 다양한 수학들이 있었고, 신기한 수학마술 같은 것들도 찾게 되어 한때 수학을 좋아했던 나 같은 이는 이런 보물들을 대상에 맞게 가공해서 치매예방이나 뇌훈련에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들이 저절로 생길 수밖에 없었다.
수동설-수학이 세상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