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수학에서 두 변수 사이에 한 값이 변할 때, 다른 값도 따라서 변하는 관계를 함수라고 합니다. 함수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개념입니다.
함수와는 다른 의미로 한 값이 변해도 다른 값은 변치 않고 일정한 성질이나 양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양과 크기에 상관없이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은 언제나 180도가 됩니다. 이런 값들을 불변량(invariant)이라고 합니다. 불변량은 학교 수학에 다수 포함되어 있으나 구체적으로 강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겐 생소한 개념입니다.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는 자연의 모든 현상엔 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All of nature's results are the results of
mathematical development of some
immutable laws.
자연의 모든 결과는 다만 몇 가지 불변의
법칙이 수학적으로 전개된 결과이다.
- 라플라스(P. S Laplace, 1749~1872) -
학교 수학의 도형 단원에서는 유독 삼각형(특히 직각삼각형)과 원에 대한 내용이 많이 있는데요.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도형이 사각형과 원이지요. 사각형은 삼각형 두 개를 이어 만들 수 있으니, 삼각형과 원이 기본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비, 원의 성질과 같은 내용은 대부분 중학교 과정에 있는 개념입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불변량’의 의미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피타고라스 정리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오래 기억나는 내용 중 하나일 겁니다. 직각에 대한 빗변의 제곱은 항상 밑변의 제곱과 높이의 제곱의 합이 되는 관계를 갖는 대표적인 불변량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직각삼각형에서 언제나
a^2+b^2=c^2이 성립합니다.
2) 원과 직선의 관계
위와 같이 원과 두 개의 직선이 만날 때,
PA*PB=PC*PD 인 관계가 성립합니다.
원 O와 원의 외부에 있는 한 점 P가 고정되어 있을 때, 점 P를 지나는 직선이 원과 만나는 두 점을 A, B라고 하면, 직선 PAB가 어떻게 변해도 PA*PB의 값은 변하지 않는 일정한 불변량이 됩니다.
즉, 원 밖의 한 점에서 원과 두 점에서 만나는 직선을 그으면, 첫 번째 만날 때까지의 거리와 두 번째 만날 때까지의 거리의 곱이 항상 일정하다는 의미이지요.
3) 삼각비
다음 그림에서 삼각형 ABC, ADE, AFG는 모두 각 A가 공통인 직각삼각형이므로 이들은 서로 닮음(AA닮음)입니다. 서로 닮은 도형에서는 대응변의 길이의 비가 항상 일정하므로,
가 성립합니다. 이처럼 직각삼각형 에서 각 A의 크기가 정해지면, 직각삼각형의 크기와 관계없이 밑변, 높이, 빗변의 값 사이의 비율이 항상 일정합니다.
한 예각의 크기가 같은 직각삼각형은 모두 닮음입니다. 서로 닮은 직각삼각형에서 대응하는 변 사이의 비가 일정하기 때문에 삼각비는 변하지 않는 불변량이 됩니다. 따라서 각 A가 있으면, 그 각 만의 고유한 sinA, cosA, tanA 값이 있습니다.
4) 가우스의 불변량(자연수의 합)
가우스가 어린 나이에 1부터 100까지 합을 다음과 같은 계산식으로 구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가우스가 사용한 불변량의 값은 101입니다.
그렇다면, 불변량을 어떻게 찾을까?
수학을 배우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수학 학습을 통해 우리 삶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은 변화하는 것들, 변하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 가지가 복합된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함수입니다. 함수에는 변화하는 양과 변하지 않는 양이 모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함수 y=2x에서 x와 y값들은 변하지만, 기울기 2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고정된 값입니다. 이차함수 y=ax^2을 볼까요? 이 함수의 a값에 여러 가지 값을 대입해 귀납적으로 확인해보면, 어떤 경우에도 원점 을 지나는 포물선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함수에서는 의도된 조작으로 양을 변화시켜(y=ax^2에서의 a값 변화) 불변량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변치 않는 본질을 찾기 위한 일종의 시행착오입니다. 시행착오는 시행을 해보고 오류를 발견한 후, 이를 극복해 다시 행하는 일을 반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시행착오의 과정도 공부가 됩니다. ‘라플라스’가 말한 대자연의 불변의 법칙들은 대부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밝혀졌습니다.
‘소년등과’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소년등과(少年登科)는 어린 나이에 출세한 것입니다. 일찍 출세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선조들은 이를 철저하게 경계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나이에 성공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경험하거나 실패를 해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평범하지만 매우 깊은 진리를 담고 있는 잠언입니다.
당신은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시행착오를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물론, 낯선 곳으로의 ‘우연의 여행’을 감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가 알려준 ‘맛집’이나 SNS 단톡방에서 알려준 ‘그 곳’에 가는 일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인지 우리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어느 숙소에서 묵어야 할지를 모두 결정한 다음에 여행을 떠납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자 사치입니다.
이처럼 실패는 낭비이자, 위험이라고 믿는 사회에서 누군가를 배척하는 문화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거나, 나만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질적으로 보입니다.
답지를 보지 말고, 문제를 풀어라.
수학 문제집 뒤쪽에 아주 잘 풀린 모범답안이 나옵니다. 해답을 보고 문제를 풀어 놓고 공부를 잘 했다고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때로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풀이도 해보고, 답도 틀려가면서 하나씩 나만의 이유와 논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공부입니다.
인생은 나를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입니다. 당신은 당신을 잘 알고 있나요? 선뜻 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어쩌면 당신이 진짜 누구인지 평생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변화무쌍한 자연과 인간의 삶 속에서 불변의 진리를 찾기 위해 조금씩 노력할 뿐입니다. 나만의 불변량을 찾기 위한 여러분들의 고독하고 아름다운 여행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