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을 앞두고
청춘들을 가득 실은 수학열차는 오늘도 목적지 없이 표류하고 있다. 목적지는 문제 풀이 만능의 섬인데, 그 섬이 결코 아름답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 알고 있다. 그곳은 어쩌면, 수학을 잘하는 몇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신기루일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 4차산업혁명, 빅데이터,
첨단 산업, 무한 경쟁 시대...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단어들인가. 누군가는 이 단어들을 앞세워 거대한 수학열차가 더 빨리 달리도록 기름을 들이붓는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방송에서, 페이스북에서, 유튜브에서 지금도 열심히들 떠들어 대고 있다.
교육부 장관, 수학교수, 선생, 학생, 신문기자... 모두들 아무렇지도 않게 ‘수포자’란 말을 남발하면서 수학 혐오감을 불러내고 있다. 전국의 교육청마다 ‘수학 클리닉’이 있다. 수학을 못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방과 후에 이 곳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학을 못했던 연예인들은 ‘문송하다.’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
수학은 단 한 번도 우리를 괴롭히지 않았다. 수학하고 관련된 사람들이 그러했을 뿐... 그들은 앞으로 점점 더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수학 이야기들, 수학을 주제로 한 감성 메시지가 필요하겠다.
이 시대의 청춘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한 꼭지씩 써 내려갔다. 어느덧 글이 스무 꼭지가 넘었고,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의 가치를 발견해 준 좋은 출판사와 만났다.
이제 곧, 책을 세상으로 내 보낸다. 도저히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수학교육은 앞으로도 계속 표류할 것이다. 다만, 이 책이 잔잔한 파도 위에서 태양을 벗 삼아 순간순간 함께 해줄 친구가 되길 바란다.
책장을 넘기면서 수학을 통해 어떻게 나를 만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삶의 깊은 지혜의 조각들을 엮어 아름다운 인생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