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번 강습에서 앞자리 회원분과 자리다툼을 한 뒤라서 더욱 그랬다. 그동안 매우, 사랑했던 수영이 한순간 싫어졌다. 끓는 물에 찬물을 확 끼얹은 격이었다.
강습에 가서 그분을 볼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겨우, 이 정도 일 때문에 그렇다고?
그래, 겨우 이 정도 일로 감정이 요동치는 나다.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을 지녔다는 걸 받아들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이면 수영 생각이 났다.
흔히들, 수영인들은 수영을 하지 못하는 게 더 괴롭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또 수영장에 갔다.
그리고, 그분을 만났다.
나는 조심스러웠다. 상처받기 싫은 마음과 상처받은 마음을 들키기 싫은 마음, 여러 가지 마음이 뒤죽박죽이 섞여서 불편한 마음으로, 그분 앞에 섰다.
그분이 말했다.
"자기, 그거 알아? 수영할 때 엄청 급한 거. 그래서 허우적거리는 거. 그렇게 수영하면 안 돼."
그 말에 마음이 바사삭 쪼개어졌다.
나는 그 분과 잘해보려고 했는데, 돌직구를 맞은 것 같았다. 그 뒤로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모르겠다. 그 말에만 꽂혀서 허둥댔다. 집으로 오는 길, 억울하고 분했다. 그분이 악마처럼 느껴졌다. 수영을 그만두든지, 아니면 한바탕 싸우던지.
그분이 한 말을 자꾸 곱씹었다.
내가 그렇게 급했나? 급하면 좀 어때. 자기가 좀 빨리 가면 되지. 도대체 배려라고는 하나도 없네.
한 번 틀어진 마음은 계속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커져갔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이 진짜 일 수도 있어.
평소에 너도 너 자신이 성급하다는 걸 알잖아.
그렇다면 천천히 수영을 해보자.
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누군가와 다퉜다는 그 이유 하나 만으로도 당장 수영을 그만두었을 거다.
그런데 이젠 그러기 싫었다.
더 가보고 싶었다.
그동안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래서 깨달았다.
나는 수영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오늘 아침, 강습이 있는 날이라 수영가방을 들고 우물쭈물 거리는 내게 말했다.
그거 알아?
너는 수영을 정말 좋아해.
그러니까 그 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어.
충분히 단단해졌으니까
자신을 한 번 믿어봐.
오늘도 잘하고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