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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G작가 오병호 Feb 20. 2022

2022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인권, ESG

[오늘도 우리는 ESG를 애쓰지] ⑧ 장애에 대한 인식 전환 ESG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늘 브런치에서 2주 동안 연재를 이어 나가지 못한 필자에게 이런 감사한 알림을 보내 주셨습니다. 아마도 너무 오랫동안 올리지 않은 저에게 힘을 내라고 보내주신 듯합니다. 그간 어려운 일이 많아 올리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알림을 받으니 힘을 내서 다시 올려 보겠습니다. ESG작가를 시작함과 동시에 관련 추천 작가로 등재해 주시고 제가 올린 글들이 상단에 노출되도록 해주신 브런치 관계자님들께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브런치 님의 알림!
이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커버 및 본문 이미지 출처 : Pixa bay]
패럴림픽 장면 [출처 : Pixa bay]

 


 감동과 짜릿함이 있었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3월 4일부터는 패럴림픽이 막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국가의 힘의 논리에 의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정당한 경기를 펼치고도 실격패를 당한 것과 상대 국가대표팀의 눈에 보이는 반칙에도 그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그치게 되었던 인권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도 인식에 있어서 불합리한 점에 의해 코로나19에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 들입니다. 오늘은 장애인들과 함께 조금은 나은 ESG 사회 진입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일화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술은 몸의 병을 치유하고, 봉사는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는 행위다.’ 21년째 시민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세운 신념입니다. 이 신념을 확고히 하기 전 봉사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봉사를 시작했던 초등학생 때와 지금의 필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사회공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준비할 무렵 필자 마음속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를 늘 고민했습니다. 동강 살리기 운동으로 동강 댐 백지화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물론 필자 혼자 해낸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평생의 자부심입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환경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책,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악기 연주, 합주 재능교육기부, 환경교육, 환경정화 봉사, 환경정책 아이디어 제안, 전기안전 교육봉사, 6.25 및 베트남 참전용사 어르신을 위한 생필품 기부, 신재생 에너지 재능교육기부, 전기기술을 활용한 집안의 감전 요소 체크 봉사, 우리 고장 살리기를 위한 도시 정화활동, 공원, 국립공원, 해안 오염 방지를 위한 환경정화 실천, 2019년 4월 강원 산불 피해 도민 대민봉사, 같은 해 9-10월 강원도 및 경기도 태풍 대민 봉사, 2020년, 2021년에는 코로나를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코로나 헬퍼’를 설립하고 청년 위주로 코로나로 어려워진 이웃들을 찾아가 굿즈 상품 판매로 얻은 수익금 전액을 기부함으로 따뜻한 한 해를 맞이했습니다. 얼마나 했을지 모르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바쁜 나날이었다. 이 와중에 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2015년 가을, 장애인 리코더 앙상블에 참여했다. 이 시기에 제안받은 '장애인 리코더 앙상블'은 참여를 망설였습니다. 일방 통행적인 활동이 될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매우 위험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었습니다. 특수 장애 학생을 위한 모 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선정된 부지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우려하여 동해시 당국과 잦은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주민들과 선정 부지 주민들과 특수 장애 학생들의 화합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시장님 앞에서 조용히 제안한 건이 장애인과 함께 하는 리코더 연주회였습니다. 장애 청소년들에게 리코더라는 악기를 지도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필자의 생각은 매우 짧았습니다. 음악에 대한 센스, 악기의 소리로 느끼는 감정적인 기분을 이끌어 내는 데에 상상을 초월하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 속에 연습은 진행됐습니다. 음악회를 위한 준비를 연습장에 스케치했다. 계획을 차례로 진행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출발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 활기찬 학생들이었기에 집중이 어려웠습니다. 잠시 집중시키면 다시 분산되곤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특수한 상황이던 아니건 자신은 있었습니다. 너무 강하게, 너무 약하게 나서도 안 된다. 뭐라고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 후 안정을 찾았다. 안정을 찾은 뒤 다음 장을 진행했습니다.

 음표가 머릿속에 마구 그려질 정도로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진행 중, 한 아이가 나에게 왔다. 필자 옆에 포근히 앉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내 아이들이 무엇을 원할까? 교감을 하다 보면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반응을 해주었습니다. 이내 필요 이상의 반응이 필요 없어질 때가 옵니다. 그때가 되면 반응해주지 않아도 됩니다. 옆에서 대면하고 공감하다 보면 그들은 서서히 마음의 빗장을 열어 주었습니다. 

 어디선가 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목격했습니다. ADHD를 가진 한 학생은 활동에 있어 집중이 힘들고, 자신의 뜻과 다르면 언제든 늑대가 내는 하울링과 비슷한 소리를 내며 전쟁터로 만듭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하며,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이라는 특징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이는 12세 이전 발병하고 만성 경과를 보입니다. 여러 기능 영역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ADHD 질환 환자 중 도덕적인 자제력 부족이나 반항심, 이기심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로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학생은 누구에게도 쉬이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학생을 경험했습니다. 필자로서는 아이의 말을 듣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유아 시절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일을 하고 나면 술과 난폭함이 일상이었습니다. 이것이 남자라는 허풍으로 가득했습니다. 자신보다 늘 성적이 좋은 형과 비교 대상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아버지의 거울이었던 그 아이는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그의 아버지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해답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의 늑대를 닮은 야생적 성향도 적응해가다 보면 순한 양으로 변화했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빠른 박자에 적응하지 못해 박자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리코더를 불지 못하는 경우도, 배우는 속도도 달랐습니다. 나는 학생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습니다. 리듬을 맞추고, 같은 동작을 함께 연습했습니다. 이해 속도가 더디거나 몸이 마음을 따라 주지 못해도 좋았습니다.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이윽고 하나의 소리로 리코더 소리가 어우러져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함께 채워가면서 학생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가기 시작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사회의 일원으로 바뀌어나갔습니다. 

 공연이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습니다. 동해시 장애인 요양원의 ‘찾아가는 문화 활동-장애인과 함께하는 나눔 음악회’ 참석해 연습의 결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동해 문화예술의 전당에서도 공연을 마치고 나니 성공적인 음악회라는 소식을 들은 시장님은 전화로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우리들의 눈망울엔 고생과 보람으로 가득한 순수함의 이슬이 맺혔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이슬 빛을 보니 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믿었다. 이번 일을 토대로 ‘경험한 만큼 알 수 있다’와 ‘아는 것을 해낼 줄 알아야 제대로 보인다.’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편견에 갇혀 있었던 것을 많은 이들과 공감하며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던 하나의 기회였습니다. 장애인 리코더 앙상블을 이끌면서 인생의 많은 부분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온 배경도 나이도 신체적으로 보이는 것은 다릅니다. 장애인 리코더 앙상블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내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도 다르지만, 결국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음악회를 마치고 마무리하는 날,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습니다. 필자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알록달록한 종이가 전해졌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몇 달간 함께 했던 추억과 순수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사회에서 받았을 차별과 다름을 인정받지 못해 생긴 아픈 병에서 치유가 되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섬김을 알아가는 초년생이 되는 것입니다. 봉사 하나로 봉사의 기쁨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이들이 봉사를 함께 하자는 말을 건넬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봉사를 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필자와 필자가 섬기는 이들이 함께 소통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주기만 하는 봉사는 봉사가 아닙니다. 받기만 하는 봉사도 봉사가 아닙니다. 주던 받든 간에 봉사의 주체로서의 봉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진정한 봉사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사하면서 아픈 이들을 치유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장애인과 동행하며 느낀 점은 아직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일례로 기차역이나 지역의 작은 공항, 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기차나 비행기, 버스에 타야 할 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전용 리프트가 없었습니다. 이에 해당 운송수단에 근무하는 분들을 불러놓고 간단하게 장애인들을 위한 리프트를 좀 놓아달라고 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지 않는 데다가 경영악화로 전용 리프트는커녕 안내하는 안내원을 두는 것도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에 필자는 보건복지부에 인권센터나 장애인센터에 장애인을 위한 간이 리프트를 장애인이나 장애인 안내자가 미리 신청하면 함께 동행하여 장애인이 안전하게 운송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국에서 온 한 친구는 한국에는 장애인이 없는 것이 아닌데 왜 거리에서 장애인을 볼 수 없냐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질문 자체만으로도 아직 이 사회가 장애인을 불편해하고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불편함 때문에 아파하는 이들이 봉사로 행복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미래에 이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눔을 실천해 볼 모습이 떠오릅니다.



생각보다 예쁜 디자인에 마음이 놓여요 ~ [출처 : 더로드 출판사]

오늘 소개한 내용은 저의 따끈따끈한 신간 「ESG 스퀘어」의 내용 중 알고 가면 좋을 사전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ESG 스퀘어」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바쁜 일상을 보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오늘도 우리는 ESG를 애쓰지」는 ESG 작가 오병호의 좌충우돌 ESG 일상을 적는 매거진입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은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D

오늘도 ESG를 사랑하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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