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멸치볶음은 늘 눅눅했다.
이야기
어릴 적 엄마가 사 오는 반찬가게 멸치볶음을 좋아했다.
엄마표 멸치볶음은 늘 눅눅해서 맛이 없다 생각했는데 바삭하고 달콤한 반찬가게 멸치볶음은 달랐다.
엄마는 왜 이렇게 못 만들어? 가끔 엄마 반찬을 먹으며 불만을 이야기도 해봤다.
지금도 친정집에 가서 가끔 먹는 멸치볶음은 여전히 눅눅하다.
엄마가 멸치 선물이 들어왔다며 한 상자를 안겨준다.
한번 바삭한 멸치볶음 내가 만들어 볼까.
재료
잔멸치 두 주먹 적당히
집에 있는 견과류
올리고당 2스푼, 간장 1스푼, 설탕은 선택
레시피
1. 멸치를 마른 팬에 넣고 바삭해질 때까지 볶는다.
알고 봤더니 이게 핵심이었다. 아마도 엄마는 양념을 넣고 멸치를 넣었나 보다.
타지 않게 저어가며 멸치가 바삭해지길 기다린다.
2. 견과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고 좀 더 볶는다.
견과류는 생략해도 된다. 집에 있다면 생략하지 말고 넣어주자. 더 맛있다.
3. 손으로 멸치를 하나 집어 만져서 바삭해졌으면 양념을 넣고 살짝 더 볶아준다.
나는 올리고당은 2스푼을 넣고 간장은 고민하다 1스푼을 넣었다. 맛을 봐가면서 입맛에 맞게 적절히 넣어주면 되겠다.
신랑 입맛에는 맞았지만 내 입맛에는 좀 짰다. 다음에는 간장을 넣지 않으려고 한다.
4. 완성.
먹어보니 정말 바삭하고 내가 좋아하던 그 반찬가게 멸치볶음이다.
뭐야, 이리 쉬운걸 엄마는 여태 눅눅하게 했던 거야?
한국 음식은 손이 많이 가서 번거롭다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좋아하던 멸치볶음이 이리 간단히 만들어지는 걸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신랑이 맛있다며 맨입으로 잘도 먹는다.
반찬가게나 가야 먹을 수 있었던, 아무나 하지 못하는 거라 믿었던 바삭한 멸치볶음이 사실은 누구나 하는 반찬이었다니 그동안 속고 살아온 느낌이다.
엄마한테 내가 친히 알려줘야겠다.
쉬운 한국 요리 더 없나?
많이 배워서 건강한 집밥 많이 먹고 싶다.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