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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라 Jan 14. 2021

상상하는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좋아했던 축구팀을 직관하며, “말하는 대로” 그 유치한 믿음

내 앞에서 메시가 뛰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매일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꼬박 공부를 하다가 나오면 늘 학교 운동장에는 사람이 북적댔다.


학교 정문으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길이었는데, 그 내리막길 아래로 학교 운동장이 밝은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축구를 하는 팀, 농구를 하는 팀은 매일 있었고,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도 제법 많아 운동장 트랙을 몇 바퀴 돌고 있기도 했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하다가 보는 모습에 그들의 자유도 부러웠지만, 나는 그보다는 잠시 눈을 감고 상상을 하던 기억이 난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 FC바르셀로나를 눈앞에서 보는 상상 말이다.


당시 나는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를 좋아하고 있었고, 그중 메시를 정말 좋아하고 있었다. 사랑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저기 메시가 뛰고 있다, 사비도 보이고 푸욜, 이니에스타도 저기 있네! 와, 내 눈앞에 저들이 있어!”


아이돌 좋아하듯이 좋아했던 축구 선수들을 하나하나 머리에 그리다 보면, 정말 내 눈앞에 그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설레었고 하루 피로도 다 풀렸다.


“취업을 하면, 바르셀로나에 꼭 가야지. 그들을 꼭 직접 봐야지.”


나는 그로부터 3년 뒤, 정말로 그들을 눈앞에서 보게 된다.


그해 나는 취업을 했고, 3년 후 신혼여행지로 고민 없이 스페인을 선택했던 것이다.


비행기 티켓보다 축구 경기 티켓을 먼저 샀던 기억이 난다.


메시! 이날 전에 상상한 적 없었던 네이마르랑 수아레즈까지 봤다!




꿈을 그리는 창의적 시각화는 상상하는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의 실패와 슬픔에 발목 잡혀 있는 것과 반대로,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과 강렬한 비전으로 가득하다.

할 엘로드 <미라클모닝> 중



<미라클모닝>의 저자 할 엘로드는 저서를 통해 아침이 기적이 될 수 있는 여섯 가지 습관을 이야기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시각화(Visualization)인데, 특히 운동선수들이 기록 단축이나 기량 향상을 위해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그린 다음,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머릿속에서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타이거 우즈는 이 방법을 써서 매 홀마다 머릿속으로 스윙을 그린 후 샷을 날렸다고 한다.


책 <시크릿>은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거짓말 같은 말을 써놓고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당시 시크릿 열풍은 대단했는데, 사람들은 시크릿을 읽고 며칠 실천을 해보다, 금방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잊혀진 추억 속의 책이 되었다.


하지만 시크릿 열풍 이후에도 많은 책과 많은 유명인들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기적을 종종 말하곤 한다.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 생생하게 꿈을 꿔본 일이 현실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어쩌면 생생하게 꿈을 꿀 미래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대학 진학을 바라보고 공부를 하고, 그 후에는 취업을 바라보고 인생을 투자해 왔다.


생생하게 상상을 하기엔 좀 모자란 미래,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었다.




의외로 사람들은 성공한 모습을 그리는 것을 불편해하고, 심지어 두려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마리안 윌리엄슨이 쓴 <사랑으로의 회귀> 문장이 도움이 될 것 같다.

-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두려움은 우리가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우리의 가장 깊은 두려움은 우리에게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우리의 어둠이 아니라 우리의 빛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뭔데 뛰어나고 멋지고 재능 있고 굉장한 사람이 될 수 있겠어?’
도대체 당신이라서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할 엘로드 <미라클모닝> 중

 



맞다. 나는 내가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는데 힘들어했다.


불편했고 두려웠고... 그래 맞다,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확하다.


그래서 제대로 내 미래를 진지하게 상상해본 적이 없다. 그럴 이유도 평소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과거 내가 생생하게 꿈을 꿨던 단 한 번의 기억, 메시가 생각났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팀을 보는 건 돈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 내가 좋아했던 선수들의 전성기 시절을 경기장 1열에서 본 것, 또 내가 본 경기가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라 그들의 축하 세리머니까지 본 것, 지금은 하나 둘 은퇴를 해서 현재는 메시만 팀에 남아 있다는 것까지 생각해보면 조금의 운도 적용한 거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이렇게 의미가 있었지만 같이 간 신랑은 졸다 와서 이제 와서 후회한다는 것도, 상상했던 경험과 그렇지 않은 경험의 차이를 말해준다고 본다.


아이돌 좋아하는 광팬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본 경험을 고백하는 것 같아 내가 봐도 좀 유치하다. 하지만 원래 인생은 좀 유치해야 살 만한 거 아닌가.



그보다 중요한 건
그 작고 유치한 경험이 나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우연히 상상을 했던 일, 어쩌면 작게 느껴지는 이 일은 그 후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거짓말 같은 사기꾼 말(실제 <시크릿> 저자 론다 번을 사기꾼으로 부르는 이가 많다)을 믿게 만들었다.


만약 내가 상상했던 일이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이것 하나였다면 상상을 하다 현실에 부딪치며 점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론다 번을 사기꾼, 할 엘로드를 거짓말쟁이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경험이 나를 벅차게 만들고 지금도 설레게 만든다.


왜냐하면 나는 그때 정말로 진지하게 학교 운동장에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상상을 했었다. “저 앞에 메시가 있어!”


생생한 상상이 있었던 현실을 경험했기에 지금의 설렘과 믿음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아주 큰 목표를 상상한다. 상상과 다른 현실로 힘들 때마다 그때 나의 ‘메시’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내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킬만한 원대한 목표, 간절한 바람, 설레는 꿈을 그려본다.
꿈의 구석구석을 보고 느끼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쏟는다.
그림이 생생하면 생생할수록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될 것이다.

할 엘로드 <미라클모닝> 중



핵심은 이것이다.

미래를 생생하게 상상할수록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

메시를 볼 생각으로 취업시험에 집중했듯이.


오늘부터 상상을 해보자, 아주 작은 것부터 말이다. 그럼 내 몸이 움직이는 게 느껴질 것이다.


만약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 해도 마음만은 설렘으로 가득 차고 활력이 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성공이다. 그런 맘이 가득하다면 몸도 차차 더 노력하게 될 테니 말이다.



덧붙이는 말.


유재석과 이적의 노래 <말하는 대로>,

당시 노래가 나온 시절, 나는 TV도 볼 여유가 없던 치열한 취준생이라 그 노래를 알지 못했다.

그러다 취업을 하고, 결혼도 하고 맘까지 편안하던 시절, 그 노래를 듣고...

... 사실 조금 울었다.

... 유치한가. 내가 말하지 않았나. 인생은 좀 유치한 맛에 사는 거라고.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말하는 대로...”

- <말하는 대로> 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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