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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딱선이 Jul 27. 2023

짜장밥.

서실이에게 짜장밥을 만들어줬다. 감자, 양파, 닭가슴살을 썰어 볶고, 짜장가루를 풀어 팍팍 끓였다.

적당히 보다 조금 덜 담아줬다 생각했는데, 서실이에겐 밥양이 많았나 보다.

"엄마~ 나 이만큼 남겨도 돼?"

"(으~~~ 열심히 만들었는데 남기다니! 그리고 밥은 다 먹고 채소만 남겼네! 하지만 쿨한 척,) 그래~ 남겨. 그릇 그대로 싱크대 앞에 둬."


몇 분 뒤,

물 한잔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간 성구가 말했다. 서실이가 남긴 짜장밥을 보며, "이게 뭐야~ 이걸 왜 남겨!"

음식을 남긴 서실이에게 한소리 하려는 모양이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바로 나온 뒷말이 반전이었다.

"나 먹고 싶게 이걸 왜 남겨~ 너무 맛있어 보이잖아! (우물 우물 쩝쩝) 흠~ 정말 맛있다!"

성구는 서실이가 쓴 숟가락을 그대로 이용하여 남은 짜장을 먹어치웠다.

성구의 행동이 귀엽기도 하면서, 나에게도 성구 같은 아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용한 숟가락으로, 내가 먹다 남은 음식을 맛있게 쩝쩝 먹는 우리 아빠. 일상 속에 녹아든 딸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느꼈다.

서실이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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