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의 오래 걸리는 실험_열
며칠 전 정리한 장미맨숀 수납장과 신발장.
그리고 오늘 정리한 책장까지.
한꺼번에 기록해보려고 한다.
요즘 리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미니멀의 실천'이라 부르고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무척 좋다.
나는 잘 쌓아둔다.
그리고 한꺼번에 몰아서 청소를 하는 편인데
이 사진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건 아니야!!! 하면서.
다시는 이렇게 쌓아두지 않으리.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관련 용품들이 이 수납장에 들어있다.
물론 아닌 것들도 잔뜩 들어있다.
장미맨숀 수납장은 지난 집에서는
빛을 발하는 가구였다.
우리가 처음으로
같이 살기 시작한 곳은
방 두 개짜리 반지하였다.
창문 밖으로 풍경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긴 산책을 나섰다.
우리의 첫 보금자리였고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로 이사 간 곳은,
3층에, 방이 무려 3개짜리 빌라였다.
신이 난 우리는 고민할 것도 없이
각자 방을 하나씩 갖기로 했다.
이사를 도와주던 친구가
내 짐들을,
창문이 큰 방에 옮겨주었는데
나는 그 짐들을 다시 그대로 들고
작은 창이 있는 방으로 옮겨다 놓았다.
그 작은 창에서는
커다란 나무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의 내 방에,
장미맨숀의 가구들을 잔뜩 들여놓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수납장인 것.
그곳에서는 정말 잘 어울렸었는데
지금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집에서 꼭 제 자리를 찾아줄 것이다.
이 수납장에는 그대로 그림 관련 용품들을 넣어두었다.
나머지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떠났다.
이번엔 신발장이다.
신발장에는 안 신는 신발과
있는지도 몰랐던 신발,
너무 오래 신은 신발들이 있었다.
쉽게 끝나버린 정리.
우리는 이 신발장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에는,
이사 올 때부터 있었던 너무 큰 수납장이 두 개나 있다.
물론 커서 많은 짐들이 들어가긴 하나..
어느 정도 비우고 나면
그 큰 수납장을 치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리'는 얼마 전, 유튜브에서 정리왕이
신발장에 공구나 그 밖의 것들을 잘 정리해서 사용하는 걸 봤단다.
희망이 있다!
자, 이제는 책장이다!
리리는 책 욕심이, 있다.
이사 오면서 책 정리를 꽤 많이 했는데
지금 집에서 선반을 하나 더 추가해서 올릴 정도로
그새 책이 늘었다.
책장에는 주로
희곡, 예술, 철학, 동물권, 소설 등이 있다.
나 : '리', 이건?
'리' : 그거 진짜 좋아.
나 : 이건?
'리' : 아.. 이거 진짜 좋아.
나 : (책을 보여준다)
'리' : 아! 진짜 좋은 책이야, 이거.
'리' : 난 이거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데.
나 : 나도. 하지만 난 기필코 읽을 거야.
'리' : 이건?
나 : 어!! 그거. 그거 냅둬줘. 소중해.
하지만 정리를 하긴 했다.
정리를 한 책은 주로,
선물 받은 책이거나
그때 당시의 울컥하는 마음으로 샀던 심리학 책.
생활용품은 나눔도 귀찮다! 버리자! 했지만
책은 그럴 수 없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판매할 책과
상태가 꽤 좋아, 당근에 나눔 할 책을 분류했다.
너무 지저분한 책은 마음이 쓰리지만 버리기로 했다.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종류별로 분류해 놓았다는 것과
그래도 꽤 많은 책들을 정리했다는 것.
마음 같아서는 방 하나를 서재로 만들고 싶다.
(하지만 지금 집은 방이 2개라 어렵다)
그리고 우리는
천가방에 책을 담아
알라딘으로 향했다.
소소한 즐거움.
이 돈으로 커피를 사고
긴 산책을 했다.
나는 3시에서 4시,
애매한 시간에 산책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마침 딱 그 시간이었던 것.
천 근처에 앉아
목이 쉬어라 수다를 떨고
사람들 구경을 하고
온 동네 개들의 당당한 걸음걸이를 바라보며
원앙이, 짝꿍 원앙을 부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말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또 어디를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