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는 것,

리리의 일상다반사

by 리와 리


올해, 리와 리는 국립단체에 소속되어

배우로서 한층 더 확장되는 시간을 지나왔다.

감사한 일이다.

안정적인 환경과 기반 안에서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한 집에 두 명이나!


26일 공연을 끝으로,

그리고 29일 수료식을 끝으로

10개월간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그냥 하는 것'의 힘을 알아버렸다.

초반에는,

내향적이기도 하고 너무 오랜만에 하는 단체생활이기도 해서

적응하기까지 꽤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스무 명의 동료들 앞에 서야 할 때는 더 긴장되었는데

그때마다 흔들리기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움직이게 되었고

움직이다 보니 뭐라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


특히 외부작업과 병행해야 할 상황이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도 '그냥' 했다.

묵묵히 밀고 나갔다고 해야 할까.


불평, 불만이 많았던 때가 있었다.


이건 이래서 이렇고

저건 저래서 저렇고

구시렁구시렁거리다

해야 할걸 못할 때가 있었다.


'리'에게 내가 얼마나 답답한지

화가 나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늘어놓느라

역시나 해야 할걸 못할 때가 있었다.


결국은 이런저런 모양의 화살을 내게 꽂은 꼴.


그러다 보니 결과를 보면

부정적이던 상태가 투영되어

제대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다음을 기다리기 바빴다.


이번 과정에서는

여기저기 거친 면을 찾아 파헤치기 전에

화살촉이 내게 방향을 틀기 전에,

그냥 했다.


그냥 하다 보니,

새로운 방향이 생기고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하고

'리'와 웃으며 나눌 이야기도 많아졌다.


나는 '리'에게 올 한 해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충분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이 감정을 한 동안 만끽하고 싶다.


'리'는 이번 시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단다.

'리'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내향적인 사람인데

결국 '리'도 '그냥 하는 것'의 힘을 알아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하루하루 나아가는 '리'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냥 하는 힘은 흩어지지 않고

우리 안에 잘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3개월만 해도 습관이 바뀐다는데

10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으니 말이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으니

우리는 곧 여행을 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