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냥 볼펜 빌려서 막 그렸는데
요 며칠 계속 두통 때문에 좀 힘들었다.
몸도 그렇고, 기분도 그렇고…
피곤할 때면 꼭 지하철 타자마자 사진첩 정리를 시작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냥 멍하니 넘기게 된다.
집 와서 구글 포토 맨 깊숙한 년도의 사진을 보다가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반 친구들 볼펜 빌려서 그렸던낙서 사진을 오랜만에 봤다.(쉬는 시간이랑 야간 자습 시간에 몰래몰래 그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노란색이 없으면 옆자리 짝궁한테 빌리고 초록색 없으면 뒤에 앉은 친구한테 빌리고 그러면서 한 칸, 한 칸 그렸던 낙서.. 그때 우리 반 친구들은 이런 걸 그리는 나를 멋있다며 좋아해줬다.
그 기억이 순수하게 좋았나 보다. 그래서 가끔씩 꺼내 보게 되는 걸까?
그땐 그냥 재미로 그렸는데 지금 보니까 되게 나 같기도 하고 이 낙서가 그 시절 나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웃기고 귀엽네.
오늘 야근한 나 토닥토닥…(두통과 함께한 3일)
고딩 나도 꽤 열심히 살았네?
이상하게 오늘 같은 날엔 이런 게 위로가 된다.
다음 주는 잠을 푹자고 맑은 컬러로 그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