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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도, 머리도, 달달하게 녹아버리는 5월이었다

완성 못 한 그림, 하지만 지금 내 마음

by 디스코민
KakaoTalk_Photo_2025-05-31-03-30-15.jpeg 아이스크림 머리, 찡그린 미간이 왠지 정든다.


4월이 끝나간다고 글을 올렸는데, 어느새 5월이 끝나가는 날 다시 브런치에 들어왔다.


글을 쓰고 싶은데, 막상 뭘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냥 흘러가듯 써내려가고 싶었는데 그게 참, 잘 안 됐다.


대신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허기진 기분을 달래기도 하고,

‘나도 뭔가 써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함께 따라왔다.


그래서,

억지로 쓰기보다는 떠오를 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쓰기로 했다.


기어코,

5월의 끝자락에 이렇게 다시 들어왔다.

여러분도 그럴 때 있나요?

마음만 완벽해서 더 마무리를 못하겠는 기분.


5월은 회사 일이 애매하게 바빴고 그 애매한 바쁨이 은근 더 피곤했다..

주말엔 피곤해서 그냥 드러누웠다.

운동도 가지 않았고, 의욕을 잃은 몸과 정신으로 5월을 보내버린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역시…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과 힘을 주는 건 운동이었다.

운동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차이, 그건 생각보다 크고 명확했다.

이번 달은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가장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던 시절은 매일 습관처럼 운동을 하던 때였다.

뻐근해진 승모근, 굽어진 자세, 거북목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몸의 반응들.

어쩌면 몸은 늘 조용히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끝까지 못 가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마음속 걱정이 자꾸 남아,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무언가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아무것도 못 하기도 했다.


비핸스, 아트스테이션 같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아는 작업물 사이트들을 보며,

“이젠 나도 여기에 올려볼 만하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올라왔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역시나… 머릿속과 행동은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하, 쉽지 않네…”

그래도 일단 시작은 해버렸다 완성은 아직 멀리떨어져 있는 기분이다.

일본어도, 영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일단은 영어부터’라고 스스로 타협했다.

전화영어 수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문장과 단어를 배우는 건 좋지만, 점점 빨라지는 원어민 선생님의 말 속도를따라가지 못할 때면 괜히 또 좌절하게 된다.


5월은

‘좌절’이라는 단어를 많이 빌려 쓴 달이었다.


생각해보면 몇 년간 회사만 다니느라 이런 걸 다 안 하고 지냈으니까 다시 하려니 버벅거리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것도 당연한데 괜히 조급해졌나 보다.

아직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나의 머릿속도, 마음도, 머리카락도 달달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 녹기 전에,

다시 얼려야지.

만다희도 5월엔 멈추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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