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eroon 6시간전

생존의 천재

잉여 경계


을 이루지 못했을 뿐이다 그뿐이다


꿈속의 자아는 대부분 깨어있어 억지를 부리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적의 폭격이 시작될 때 하필 몸은 안전한 열차 안에서 폭발하며 무너지는 도시의 끔찍한 최후를 쇼츠 shorts 바라보듯 앉는다. 창은 외부와 내부 사이 투명한 막幕을 씌운다.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무의미한 관계성. 눈과 마음이 고요하고 시원하고 쾌적하고 따뜻하고 안전하며 낭만적이라고 느낀다. 죽을뻔한 아수라장으로부터 간신히 벗어났어 위험할 뻔했는데 천만다행이야 근데 어쩌지 하면서 말이다. 죄책감이 밀려드는 순간, 타닥! 아침엔 역시 바삭한 번트 엄버 burnt umber 토스트지. 계란 두 알을 삶는 동안 버터와 잼을 준비하고 커피를 내린다. 씹고 음미하고 마시는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아침의 햇살이 움직이는 대부분의 것들을 밝고 잔인하게 드러낸다. 도둑맞아 이미 사라진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벽장문이나 서랍을 열었을 때 그것이 '거기' 그대로 있다고 정한다. 허구는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함. 달리는 기차는 어느새 부엌이 되고 오후가 된다. 되돌려 감기나 앞으로 감기를 반복하는 사이 끊어지고 삭제당하고 삽입되고 연결을 통해 저장되는 편집의 방식이 치러진다. 막상 채널의 방향이 설정되었다 하더라도 부의 축적이나 지속적인 파이프 라인 pipe line의 흐름은 글쎄, 늘 이런 식이다 억지는. 매끄럽지 않아 억지 억지 억지 억지 억지 억지 억지 계속 소리 내 말하거나 꾹꾹 눌러써보지만 의미도 발음도 소리도 정말이지 이상하게 낯'설다' 미세한 침이 눈을 찌른다, 악! 아랫동네 예술가가 발견한 삶의 에센스 한 조각을 풍선껌 씹듯 단물이 다 빠질 때까지 곱씹는다. 입풍선을 몇 차례 불어 부풀리다가 터지면 또 불어 터뜨리고 부풀리다 터지기를 거듭한다. 무의식이 사라지는 건가. 너덜너덜 하다못해 삭아버린 껌의 기괴한 질감이 입 안 가득 들러붙어 허물인지 괴물인지 뱉어지지도 삼켜지지도 않는다. 이걸 떼어내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리라는 무례하게 떠맡겨진 짐 같은 기분. 억지, 바로 입장한다. 벌어진 입을 추스르며 낮은 목소리로 나는 깊은熟 잠을 이루지 못했을 뿐이다 생존할 뿐이다 생존할 분이다 중얼중얼거린다. 뺨을 타고 지속적으로 침이 흐른다. 짐이 흐른다.




작가의 이전글 no sens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