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평가받는 일,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

괜찮아 시리즈

by 이손끝


디자인을 한다는 건
늘 누군가의 피드백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클라이언트의 한 마디,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은 제가 원한 게 아니에요.”
그 말이 단지 작업물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도
그 말이 곧 나에 대한 평가처럼 들릴 때가 있다.


수정을 요청받는 순간,

‘내가 부족했나? 감각이 떨어졌나?
애초에 방향을 잘못 잡은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속은 조용히 불안으로 채워진다.


이 일이 내 일이라는 사실이
때로는 버겁다.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
결과로 바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그리고 끝없는 비교 속에서 나를 지켜야 하는 감정 노동.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네가 원하는 건 완벽한 결과야, 아니면 진심 있는 과정이야?”

나는 매번 최선을 다한다.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디자인 하나에도 의미와 의도를 담는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내가 흔들리면서도 다시 중심을 잡고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배우려 한다.
모든 피드백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는 것.
모든 말이 나를 정의하지는 않는다는 것.


디자인은 내 일이다.
그 말은,
이 일이 내 전부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다스려야 할 영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그 마음은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건 단지
이 일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러니 오늘도 이렇게 말해준다.
“긴장돼도 괜찮아.
고객의 말에 흔들려도 괜찮아.
그 모든 감정 속에서도 넌 여전히 좋은 디자이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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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손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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