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하지 못한 하루

괜찮아 시리즈

by 이손끝


누군가가 성과를 올렸다.
성과표에 이름이 오르고,
축하가 쏟아지고,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지켜봤다.

“고생 많으셨겠어요.”
“와, 정말 멋져요!”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말인데,
그 말이… 목에 걸렸다.
억지로라도 웃어야 하나 싶었지만,
그조차 하기 싫었다.

솔직히 말하면, 질투가 났다.
분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나는 뭐가 부족했던 걸까.
내 안에서 작은 화가 고요히 끓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미운 건 아니다.
다만, 그의 성공 앞에서 내 부족함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져서
나 자신이 작아진 기분이었다.

축하해주지 못하는 나를
못난 사람처럼 느끼기도 했다.
"마음이 좁은가? 그릇이 작은가?"
자책도 해봤지만,
곧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졌다.

“축하가 안 나오는 날에도 괜찮아.
그건 네가 진심으로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야.”

내가 그만큼 간절했고,
나도 그 자리에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 이 마음이 올라온 거니까.

질투와 분노를 꼭 숨기지 않아도 된다.
그 감정도 나라는 사람의 일부다.
다만 그 감정에 머물러 있지 않고,
조용히 바라볼 수 있으면 된다.

나는 아직 과정 속에 있고,
지금 당장은 박수를 받을 자리가 아니지만
내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잘 살아가고 있다.

축하하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단지 조금 지치고,
스스로가 외로웠던 마음이
고개를 든 것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본다.

“괜찮아. 너도 언젠가 박수받을 자리에 설 거야.
그때 누군가의 축하 없이도
너는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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