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다.
생각할 틈도 없이 일이 밀려들고,
답변하고, 만들고, 수정하고…
그렇게 하루가 훅 지나가버렸다.
평소라면 “좀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막상 쉬는 날이 주어지면
오히려 더 허전하고 불안해질 때가 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마음속 질문들이 더 선명하게 다가오니까.
“내가 이래도 되나?”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들이
의자에 앉아 쉬는 내 옆에 조용히 와서
귓가에 말을 건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차라리 바쁜 게 낫다고 느낀다.
고민할 시간도 없이 몸이 움직이고,
적어도 통장에는 돈이 들어오니까.
마음은 아직 방전돼 있지만,
바쁨이 그 마음을 가려주고,
그 안에서 나는 조금은 숨을 돌린다.
사실 나도 안다.
계속 바쁘기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더 크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나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이 바쁨이 힘들면서도 고마운 감정이 된다.
“오늘도 생각할 틈 없이 일했지만,
그만큼 덜 흔들리고, 덜 무너졌으니까.”
어쩌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완전한 여유’가 아니라,
생각이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적당한 움직임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마음에 진짜 여유가 생기면
그때는 이 바쁨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