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사업하다 보면 버는 날도 있고 손해 보는 날도 있다지만, 손해 보는 날에는 마음을 다잡기가 참 어렵다. 나는 아직 큰 손해를 본 적은 없지만, 작은 손해에도 정신이 번쩍 든다. 오늘이 딱 그랬다. 긴급하게 명함을 주문한 고객의 인쇄물을 택배로 보내기로 해놓고, 그만 누락이 되어 출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까맣게 잊은 채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저녁을 준비하던 중 휴대폰이 울렸다. 그런데 이상하지, 직감적으로 알았다. “여보세요?”라는 고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차, 하고 내 머릿속에 빠뜨린 명함이 떠올랐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고객이 볼 수도 없는데도 고개를 숙이며 연신 사과했다. 그런데 고객은 단호했다. 내일 오전에 갖고 미팅을 가기로 되어 있으니 당장 퀵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결국 접수 마감이 끝난 저녁시간이었지만 거래처인 퀵사무실의 사장님께 부탁해 다마스 기사님을 연결했다. 그렇게 사무실에 둔 명함을 픽업해 고객에게 출발했다. 금세 처리했다고 알렸지만, 고객의 대답은 짧았다. “네.” 그 한 글자에 담긴 불신과 실망을 나는 이미 수없이 겪어 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고객은 다시 연락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 고객도 잃고, 돈도 잃었다. 퀵비로 7만 원이 나갔다. 고객의 명함비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 금액을 훌쩍 넘어선. 손해였다. 아니, 정확히는 내 실수의 대가였다. 누군가에겐 7만 원이 큰돈일 수도, 작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그 금액보다 더 무거운 값이었다. 실수는 대개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느슨해졌을 때 찾아온다. 나 역시 요즘 여름휴가에 광복절 휴일까지 겹치며 일하기 싫은 기운이 올라와 마음이 흐트러져 있었다. 해야 할 일은 쌓였는데, 마음은 다른 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 한순간의 방심이 이렇게 큰 대가로 돌아온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늘 느낀다. 고객은 내 실수를 끝까지 기억한다. 나는 수십 건의 일을 하면서 단 한 건의 실수였을지 몰라도, 그 실수한 한 명의 고객은 오로지 나로서, 내 브랜드로써 기억 속에 이미지를 새겨 넣을 것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불신으로. 그래서 더 침착해야 한다. 한건 한건 더 꼼꼼히 돌아봐야 한다. 오늘은 그걸 뼈저리게 배웠다.
7만 원은 단순히 퀵비가 아니었다. 나태해진 마음을 후려친 각성의 대가였다. 한순간 방심하면 얼마나 큰 기회와 신뢰를 잃을 수 있는지를 새겨 넣은 경고였다. 앞으로 또 비슷한 상황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오늘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퀵비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사업은 늘 아슬아슬하다. 버는 날에는 도취하기 쉽고, 손해 보는 날에는 주저앉기 쉽다. 하지만 이런 손해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오늘 다시 마음을 고쳐 잡는다. 고객에게는 미안했지만, 내겐 값비싼 수업료였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다짐. 이 다짐 하나로 다시 내일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이손끝의 사업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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