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 성우학원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서울의 어디였는지 동네도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주변 전경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답니다. 당연히 기억에서 사라질 만도 한 것이 하루만 가고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첫 수업 때는 거의 그렇듯이 선생님 소개와 수업의 방향, 수강을 하면 수강생들에게 어떤 발전과 미래가 펼쳐질지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과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요.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목소리가 벌벌 떨리고, 잠시 블랙아웃 상태가 되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초 긴장을 한답니다. 어릴 때는 특히 더 심했는데 성우학원을 등록했을 때가 한참 심했을 때였어요. 그런 아이가 왜 성우가 되고 싶었는지 저는 제 소개를 하며 이런 말을 했답니다.
행복하고 싶어서 성우가 되고 싶습니다.
성우
목소리로만 연기하는 배우. 영화의 음성 녹음이나 라디오 드라마 따위에 출연한다.
성우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말에 선생님께서 지어 보이셨던 표정은 굉장히 복잡 미묘하셨어요. 선생님은 만화 성우 셔서 그 귀여운 목소리만큼이나 밝은 성격과 표정을 갖고 계셨는데 얼굴이 잠시 어두워지셨던 것도 같아요. '얘는 왜 이리 심각한가, 골치 아프네.' 그런 속엣말이 들리는 듯도 했죠. 다른 친구들이 일제히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뭐임?"그런 황당한 느낌의 것이어서 저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 졌고, 그 길로 학원에 나가지 않았죠.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지!
어쩌면 저는 저의 상상 속 버킷리스트들을 끊어내고자 한 달의 강의료를 주고는 내 인생과 분리시키는 작업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렇게 전문성우의 길은 걷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성우의 꿈은 접었을까요?
아뇨.
그날, 잠시 목소리와 딕션(발음)을 듣자고 나눠준 대본을 읽는데, 선생님이 해주신 짧은 코멘트가 제게 남아 있어요.
목소리가 편안하고 따뜻하네요.
딕션도 상당히 좋아요.
그래서 책 관련해서 오디오 북을 읽는 방식으로 내 목소리를 활용해 볼까? 하고 있답니다!
[성우] 관련 명언
"목소리는 마음의 거울이다." - 루시안 필즈(Lucian Filiz)/성우
"목소리는 언어보다 앞선다." - 존 휴스트론(John Huston)/배우, 성우, 영화감독
"어떤 대사라도, 소리에서 나오는 애정이 그것을 더욱 멋지게 만든다." - 조 샐다나(Joe Cipriano)/성우
"현실감을 높여 자연스럽게 대사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 다비드 키예프(David Keith)/배우, 성우
"목소리에는 울림이 있다. 그것을 나누고, 공감하며 일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 다카하시 미나미/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