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흐르는 혼
저는 악필입니다.
제가 중학교부터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교환일기나 X언니 X동생 혹은 마니토, 에게 편지를 써서 주고받고 (쎄씨 같은 잡지를 잘라서 다이어리를 꾸미는 문화)하는 게 있었어요. 뭘 오려서 붙이는 건 그렇다 쳐도 본문에는 내 글씨가 들어가야 하는데 모든 분위기를 제 글씨가 다 망쳐버리는 느낌이었죠. 정말 글씨에 느낌도, 매력도, 개성도 아무것도 없이 못 쓰죠.
캘리그래피
일명 캘리그래피.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좁게는 ‘서예(書藝)’를 이르고 넓게는 활자 이외의 모든 ‘서체(書體)’를 이른다.
글씨를 잘 쓰고 싶어서 캘리그래피 자격증반도 해보고 아이패드로 캘리 쓰는 강좌도 들어보고 했어요. 그런데 서예나 캘리그래피나 마찬가지로 글씨를 쉽게 휘갈기듯 쓰는 게 아니라 내 손가락 끝에서 잡은 펜으로 기운을 전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획을 긋더라도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묵직하게 당겼다가 대차게 튀어나가기도 하고 미련 없이 날려버리기도 했죠. 이건 글씨가 아니라 예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인쇄물 디자인업체를 하기에 간혹 상호를 캘리그래피처럼 표현되기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획일화된 폰트로는 사람이 혼을 담아 쓰는 캘리의 느낌을 절대 낼 수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언젠가 저도 제가 읽은 명문들을 멋진 캘리그래피로 재탄생시켜서 SNS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네요.(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계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요?)
[필체] 관련 명언
운동 없이 좋은 필체는 없다. - 에스컬라피오예스가르테 (Escalope Yescarta)
필체는 자신과 유사한 것이 아니다. - 제럴드 웨이 (Gerald Way)
필체는 마음의 상태가 반영된다. - John Neal
필체는 건강의 지표이다. - 피터 W. 레이스 비오 (Peter W. L. DeWitt)
필체는 색, 낙서, 표정을 합한 것이다. - 르 미제 (Le Mieux)
좋은 필체는 좋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 제인 스마일리 (Jane Smiley)
필체는 사람들이 언어를 볼 수 있게 해 준다. - 조지 아델 메러디스 (George Ade Meredith)
우리는 필체로 작업하는지, 작업이 필체로 우리를 작성하는지 결정한다. - 제트리 린더 (Geoffrey Linder)
필체는 결국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준다. - 라프 월돈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우리의 필체는 우리의 첫인상을 만든다. - 제인 오스틴 (Jane Aus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