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꿈을 꾸는 너에게
고요한 아침. 너의 방에서 들려오는 애절한 신음소리.
잠든 너는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었어.
갓 태어났을 때의 얼굴과 다른 모습이 된 지금의 너.
하지만, 눈코입을 온 힘을 다해 찡그리며 우는 표정만큼은 그때의 얼굴과 똑같아.
네가 우는 얼굴을 보면 나는 네가 태어나던 그때로 돌아가.
나도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내 세상을 짊어지기에도 버거운 철없는 나이에
네가 내 세상을 깨고 태어났어.
사람이 이렇게 작을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지.
부러질까 조마조마한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꼬물꼬물 움직이고,
내 손끝에서 팔꿈치 길이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몸에 귀를 대어보니 심장소리가 들렸지.
짙고 단아한 눈썹이 어찌나 고운지, 그 보드라운 눈썹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더니
네가 평온함을 느끼는 듯 싱긋 웃었어. 그러다 네가 울면 너의 단아한 눈썹이 한껏 오므라들고,
콩알처럼 작은 코가 찡긋하고, 오물거리던 작디작은 입술이 있는 힘껏 커지며 울음소리를 포효하듯 터뜨렸어.
사람의 우는 모습을 그렇게 오래 그리고 그렇게 사랑스럽게 바라본 건 네가 처음이었지.
우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너를 안고 아주 잠시 지켜보면서 그 표정을 오래 기억하려 애를 썼었어.
지금 너는 무슨 꿈을 꾸고 있니?
그때와 똑같은 표정을 하며 흐느끼는 너.
"엄마, 여기 있어. 괜찮아."
가슴을 토닥여주고, 네 볼에 내 볼을 마주대며 소곤소곤 말했어.
꿈에서도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니?
슬픔이 진정된 너는 내 목덜미를 꽈악 끌어안고 한참을 숨을 고르고 내게 말했어.
"무서운 꿈을 꿨어."
"어떤 꿈을 꾸었어?"
"고래가 엄마랑 아빠를 잡아먹었어."
"엄마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꿔. 아직까지도. 안돼! 제발 안 돼요! 하면서 가슴을 부여잡고 울다가 눈을 뜨면 꿈이어서 다행히다...하고 또 울어."
"엄마도 그래?"
"응. 엄마도 그래"
어른이 된 나도 아직 아이처럼 아빠엄마를 잃는 꿈을 꾼다. 그리고 때로는 사랑하는 너를 잃거나 남편이 나를 떠나는 꿈을 꾼다. 그리고 꿈속에서 그 슬픔과 절규를 절절하게 경험한다.
눈을 뜨고 꿈이었음을 알게 되어도, 가슴이 여전히 먹먹하고 숨이 막힌다.
네가 잠결에 울거나, 끙끙 앓게 되면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어떤 무서운 꿈을 꾸고 있나? 슬픔 속에서 헤매고 있나?
다가가 토닥여주면 너는 금세 평온한 표정이 된다.
"엄마가 여기 있어."
꿈속에서도 내 목소리를 들었을까?
잠결에도 내 손길을 느꼈을까?
온 힘을 다해 웅크린 네가 평온해지길, 찡그린 얼굴이 편안해지길.
이다음에 커서, 엄마 품을 떠나 그 꿈을 홀로 감당하는 시간이 오면
그때는 너를 토닥여주던 손길이 있었음을,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견뎌주렴.
주머니에 숨겨 두었던 사탕처럼 네 마음 한켠에 엄마가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