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쯤 쉬고 싶었다
글감이 막히는 상황은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자기만의 흔적을 남기려고 한 번도 노력해보지 않은 무사안일한 사람들만 그런 현상을 우습게 넘길 뿐이다. 그런 상황이 닥칠 때는 특정한 작업, 즉 글쓰기만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된다. 당신 내면에 존재하는 작은 신, 즉 당신이 결코 소멸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던 부분이 죽어간다는 징후다.
소설 쓰는 일을 사랑하지만 즐겁고 재미있지는 않다. 예전에는 그런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치거나 애정이 식어서가 아니다.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내 글쓰기 실력보다 더 빠르게 커져서다. 내 필력은 더 나은 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을 때 아주 더디게 나아질 것이다. 나는 그 괴로움을 택하고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