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와 팝을 맛본 초보는 동요로 돌아갈 수 없다.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나 <섬집 아기>처럼 좋은 동요도 많지만, 아무래도 즐겨 듣거나 부르는 노래를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원하는 곡은 <혜화동>과 <제주도의 푸른 밤>이었고 유튜브 검색을 통해 실버렌 님의 영상을 찾았다.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그렇다면 음악과 고양이가 빠질 수 없겠죠?"라는 소개에 무한 공감하며 구독 버튼을 눌렀다.
이 계정을 통해 우쿨렐레로 연주하기 좋은 가요곡들을 배웠고, 칼립소 주법과 커팅 기법도 대강 터득했다. 몇 개의 쉬운 코드로 이루어진 곡들이라 악보가 필요 없어 노트에 적어가며 연습했다. 한 장, 두 장... 연습곡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연습량도 늘어갔다.
손목을 움직이며 손가락으로 줄을 건드려서 소리 내는 것을 스트럼strum 또는 스트로크stroke라고 하는데, 스트로크에는 '쓰다듬다'라는 뜻도 있었다. 좋아, 박자를 느끼면서 사랑스런 나의 악기를 쓰다듬어 주자.
다운 다운 업, 업 다운 업
대부분의 가요 반주에 적용할 수 있는 칼립소 주법을 하기 위해서는 헛스윙에 익숙해져야 한다. 내려치는 스트로크인 다운과 다운을 연속으로 하려면 그 사이에 소리를 내지 않고 손이 올라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 업 스트로크도 마찬가지다. 같은 맥락으로 오프라인 레슨 선생님이 최근에 해주신 이야기가 있다.
소리가 음악이 되려면 쉼표가 있어야 해요.
쉼 없이 소리만 이어지는 것은 소음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지금껏 음표에만 매달리고 있었는데, 깨달음의 종소리가 울렸다. 소리를 내고 멈추는 과정의 조화로움, 그것이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