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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o Jun 18. 2021

왜 그렇게 농구를 좋아하세요?

내가 NBA를 좋아하는 이유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농구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간혹 받는다. 사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미국 프로농구인 NBA를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은 NBA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중학생 시절부터 농구를 즐기기는 했지만, 나는 마이클 조던 시대가 아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보다 더 형들도 AFKN(주한미군방송)을 통해 NBA와 마이클 조던의 경기를 즐겨 봤다고는 했다. 다만, 나는 시골에 살아서 인지 그런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실제로 중계가 나왔다고 해도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경기를 챙겨본 것은 대학에 들어와서다. 내가 04년도에 대학교를 들어갔기 때문에 르브론 제임스 시대라고 해도 무방하다. 현재 LA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는 200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입단했다. 


당시 르브론은 슛이 좋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하늘을 날아다녔었다. 호쾌한 덩크는 물론이고, 코트 위에서의 에너지가 엄청났다. 그것은 내가 평소 신체적인 제약이 없다면, 꼭 해보고 싶은 플레이였다. 상상 속의 모습이 현실로 벌어지는 것. 그것이 NBA였다. 


농구는 5명이 경기를 펼치지만, 주로 소수의 슈퍼스타가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편이다. 중요한 경기인 경우 슈퍼스타가 48분을 뛰는 경우도 생긴다.(농구는 4쿼터로 NBA의 경우 쿼터 당 12분, KBL은 10분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실제 경기도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이외에도 게임 같은 일은 NBA에서 늘 일어난다. 마지막 0.6초에 던진 버저비터가 들어가며 역전이 된다던가, 엄청난 거리에서 슛이 들어간다던가 하는 일은 빈번히 일어난다. 이로 인해 집중도가 높아지고, 긴장감과 희열 또한 배가 된다. 


NBA 경기장 중앙 상단에 있는 대형 전광판. 경기 주요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기록이 뜨기 때문에 선수들이 수시로 올려다본다


NBA는 정규시즌이 끝나면, 동부 콘퍼런스와 서부 콘퍼런스 상위 순위에 해당하는 팀들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리고 동, 서부 우승자들끼리 마지막으로 FINAL을 치른다. 이 대결이 끝나야 한 시즌이 모두 마무리가 된다. 


큰 이변이 없다면, 5~6월 경에 FINAL이 끝나고 10월경 다시 새 시즌을 시작한다. 따라서 다른 리그에 비해 휴식시간이 많이 보장되지 않는 편이다. 팬들에게는 4~5개월만 기다리면 7개월의 대장정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이다.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대부분 일상생활을 하는 낮시간(한국 기준)에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시간보다 일찍 들어가면 선수들의 몸을 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연히도 나는 스포츠 관련 회사를 들어와서 일하면서 NBA를 볼 수 있다. 이 점 또한 내가 NBA를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다. 평소 보지 못한다면 점점 흥미가 떨어지겠지만 꾸준히 볼 수 있기에 아는 것이 많아지고 더욱 흥미롭게 중계를 볼 수 있다. 


2019년 친구를 만나러 LA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단연, 관광 1순위는 NBA였다. LA에 지역 연고를 두고 있는 팀은 현재 LA레이커스와 LA클리퍼스 두 팀이다. LA레이커스에는 내가 좋아하는 르브론 제임스가 뛰고 있고, LA클리퍼스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던 터라 두 팀의 경기를 모두 봤다. 


LA에 있는 스테이플스 센터 전경. 사진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렇게 경기장을 중계로 많이 봤음에도 실제로 경기장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은 그 크기였다. 한국의 KBL만 직관했던 나는 그 규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 이전이라 관중들도 많았다. 그 두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중 수를 보고 나는 미국 내에서의 NBA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경기장의 시설 또한 대단했다. 조명부터 음향, 좌석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단순한 스포츠 경기에서 벗어나 하나의 공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대가수, 중간중간 이어지는 치어리더, 이벤트, 방송 중계, 장내 아나운서, 심판과 선수들, 팀을 이끄는 감독과 코치들. 이 리그를 위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하나의 경기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LA레이커스의 경기 LA레이커스는 전통의 팀이라 관객석은 어둡고 코트 위는 상당히 밝은 조명을 집중적으로 쏜다. 이 때문에 더욱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더 근엄한 분위기가 느껴진


노력만큼이나 티켓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위의 이유들로 미국에 가실 일이 있다면, 프로야구와 더불어 NBA를 꼭 경험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현재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다. 이번 시즌에도 박빙 경기가 쏟아지고 있고, 슈퍼스타들의 화려하고 대단한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고, 나는 여전히 경기를 보며 희열을 느끼는 중이다. 앞으로는 코로나 확산과 같이 불미스러운 일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 이 콘텐츠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제가 찍은 사진으로 어떠한 목적으로도 무단 도용 및 사용을 해서는 안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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