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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o Jun 23. 2021

우물 안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아

지금은 더욱 경험할 때

서울에 살게 된 지가 약 20여 년이 되어간다. 

그간 많은 사람을 만났다. 짧게 스쳐 지나간 이도 있고, 지금까지 연을 맺어온 사람들도 존재한다. 혼자 타지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외로움 때문에 더욱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고향에서 온 내 친구들은 그러지 못했다. 특히나 서울에 늦게 올라온 친구들은 더욱 그러했다. 새롭고 궁금한 것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것을 더욱 즐겼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시간과 돈. 그리고 그 사람들을 챙기고, 소통해야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사람 관계에서는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수들을 맞이할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도 심하다. 



다만, 친구들에게는 가급적이면 이렇게 살 것을 권해왔다. 특히나 어릴수록 더 다양한 사람을 경험하고 만나보고, 선입견을 갖지 말라고 이야기해왔다. 사람은 나이가 먹어갈수록 인생의 관점을 확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그것은 일이나 필요성에 의한 것이지, 가슴 따뜻해지는 인생의 동료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만나는 사람의 절대적인 수보다, 자신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일이 많아야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고정관념이 깨지면,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찾아보고 고민하고 내적 갈등을 겪어야 한다. 자신이 본 세계, 그리고 자신이 세워놓은 원칙에서 꼬장꼬장하게 살게 되면, 빠른 변화의 시대에서는 포용력이 줄어들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면 '메트로놈' 이야기를 꼭 하고는 했다. 메트로놈은 박자를 세는 기계이다. 한쪽으로 당겨놓으면 다른 한쪽으로 넘어가면서 일정한 박자를 유지해준다. 이처럼 사람의 인생도 양쪽으로 많이 당겨놓으면(다른 분야나 사람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면), 나이를 먹어도 경험치가 쌓여 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조금밖에 당기지 못하면(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게 되면) 협소한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줬다. 


물론, 위에 작성한 것은 이상적인 생각이다. 직장인이 된 이후로는 일과 관계되지 않은 사람들을 특히 만나기가 쉽지 않다. 더 아쉬운 것은 시간이다. 그렇게 지내면서도 늘 시간은 가고 있다는 것. 이러한 환경에서 나 또한 어느 시점부터 자꾸 익숙한 것에만 신경을 써 온 것 같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많은 사람과 다양한 경험을 더욱 교류하면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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