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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드는 생각①

홍보 일을 하면서 느껴왔던 점

by Mario

나는 회사원이다. 직무는 언론홍보.


그래서 남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글 쓰는 일 해요"라고 주로 설명한다. '홍보'라는 단어는 '마케팅'만큼이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직무이지만, 이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그 회사의 사정이나 상황에 맞게 일이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내 경우를 설명해 보자면, 평소 출근해서 오전 중에 기사를 작성한다.(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넘겨주는 회사도 있지만, 우리는 아예 기사화를 다 한 채로 전달한다) 점심이나 저녁에는 언론사와 관계된 사람(기자 혹은 데스크, 광고담당자를 주로 만난다)들을 만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 특수하게 회사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이를 대응하는 것 또한 우리의 일이다.


언론사와 좋은 관계 맺기를 위해서는 술자리들이 잦아질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홍보 일이 술만 잘 먹는다고 될 일은 아니다. 회사와 언론사 간 이해관계가 잘 맞지 않을 때, 회사에는 비용이 없지만 큰 광고를 요구할 때, 업무를 하면서 벌어지는 불편함이 생길 때, 이런 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중요한 건 언변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대화 한 마디에 갈등이 증폭되거나 줄어든다. 좋은 언변을 가진 것이 상황 대처 능력도 가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좋은 언변을 가졌다면, 위기를 극복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그리고 좋은 언변은 깊고 옳은 사고에서 오며, 이는 좋은 글쓰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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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팀원이다.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했고, 언론사, IT회사, 가구회사, 스포츠회사 등을 돌아다닌 '저니맨(한 팀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 팀 저 팀을 전전하는 선수를 이르는 말)'이다. 반대로 팀장은 신문방송학과 출신도 아니며, 홍보 직무 경험이 없다. 커리어의 대부분이 이 회사에서만 이뤄진 '원클럽플레이어'에 가깝고, 그 커리어의 대부분은 '영업'을 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애석하게도 팀장은 글에 대해 별다른 식견이 없다. 장점은 내 글에 대해 논하기가 어렵다 보니 큰 지적을 받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단점은 글에 대한 좋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물론 인성은 매우 훌륭하시다)


그중에 애석하게 생각하는 점은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나보다 역량이 부족함을 느낄 때 딱히 기분이 좋지도 않다. 지금이야 편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 역시 큰 성장이 없을 것을 알기 때문.


글쓰기는 어렵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도 글이 좋아 보인 적도 없었고, 뭐부터 써나가야 할지 두렵다. 읽는 사람이 잘 읽힐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든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해야 조금씩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


요즘 일반 사람들이 글쓰기를 착실하게 많이 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책을 내기도 한다. 자신의 책을 내보는 것이 버킷리스트라는 사람들도 있다. 돈과는 상관없이 이런 열정을 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한 마당에 이 직무에서 일을 하면서 노력하지 않는다는 게 옳은 일일까?


가끔 내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을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해도 같이 노력해서 성장을 하는 스토리는 참으로 동경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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