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수에 일희일비하는 펭수와 나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온 펭수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펭수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구독자가 211만에서 210만으로 줄어 있는 것을 보고 슬퍼한다.
EBS 로비에 있는 펭수 구독자수 LED 알림판의 숫자 역시 211만에서 210만으로 바뀌게 되고 혹시 누가 볼까 봐 펭수는 온갖 방법으로 마지막 숫자 ‘0’을 감추기 위해 노심초사해한다. 구독자수가 줄어 슬퍼하는 펭수를 보며 조금은 동병상련을 느꼈다.
구독과 좋아요는 성적표다
유튜브를 보면 크리에이터들이 영상 마지막에 늘 하는 말이 있다.
‘구독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브런치를 하기 전에는 왜 저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요를 눌러준다고 해서 저분들이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무슨 힘이 된다는 걸까?’ 하지만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결국 구독과 좋아요는 업로드한 작품에 대한 성적표라는 것을.
글의 반응이 좋아 구독과 라이킷이 늘어나면 힘이 나지만 반대로 구독자수가 줄어드는 경우에는 힘이 쭉 빠진다. 특히나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수는 200만 명 이상이라 만단 위로만 표시되지만 나의 경우는 구독자수가 350명 정도라 일단위로 표시되기 때문에 1명만 빠져도 바로 티가 난다.
지난주에 라면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올린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구독자수가 쑥 빠졌다. 결국 냉담한 성적표 를 받아 들고 나서 아쉬움을 안고 글을 ‘발행 취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올려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브런치 작가님들은 출판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글을 올린다. (사실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머나먼 목표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출판을 하려면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완성 후 출판사에 컨택해야만 했지만, 이미 많은 양의 원고를 완성한 후 출판사로부터 냉담한 성적표를 받게 된다면 이미 완성된 글의 방향을 수정하기도 어렵고 다시 글을 쓸 원동력이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가장 큰 장점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글을 올릴 때마다 구독과 라이킷이라는 성적표를 확인하고 내 글의 현재 수준과 앞으로 써 나가야 할 방향을 확인 할 수 있다. 사실 조용히 구독취소를 눌러주시는 브런치 구독자분들은 점잖은 편이다. 인터넷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내 동기의 얘기를 들어보면 스토리가 조금만 옆으로 새도 바로 '개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악플이 달린다고 한다.
작년 9월에 브런치를 시작해 하나씩 차곡차곡 글을 모으고 있고 어느덧 40개 가까운 글이 쌓였다. 부족한 글을 올릴 때마다 구독과 라이킷이라는 피드백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아무런 금전적 보상이 없는 브런치 작가 활동이지만 이 분들의 감사한 피드백 덕분에 오늘도 글을 써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