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에게서 배우는 지혜
개그우먼 박나래가 한 강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개그우먼인 박나래가 있고, 여자 박나래가 있고, 디제잉을 하는 박나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그맨으로서 이 무대 위에 남들에게 웃음거리고 되고 까이는 거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한 사람이 아닌 거예요. 우리는 '여러 가지의 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거든요. 하나가 실패하더라도 괜찮아요. 또 다른 내가 되면 되니까."
대부분은 ‘회사원 ㅇㅇㅇ’으로만 살아간다. 지금 당장 여러분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라고 한다면, 대부분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ㅇㅇㅇ입니다.’ , ‘무슨 회사에 다니는 ㅇㅇㅇ입니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올 것이다. 이렇듯 직장인들은 회사라는 소속감과 본인의 일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
물론 본인이 다니는 회사와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본인의 인생에서 ‘회사원 ㅇㅇㅇ’만이 존재한다면,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본인의 자존감은 순식간에 낮아져 버리고 만다.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취미와 관련된 것도 좋고 제2의 직업과 관련된 것도 좋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이다. 지금까지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올인했었고,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9시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자진해서 출근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내 자유 시간이 없었지만 팀장님과 연관부서로부터 ‘일 잘하네’라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희열을 느끼곤 했다. 칭찬은 마약이 되어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새로운 팀장님이 오면서 내 자아에는 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로운 팀장님은 내 업무방식을 탐탁지 않아하셨고, 급기야 당시 대리 5년 차였던, 나를 신입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내는 이메일 하나하나에 간섭하기 시작했고, 내 자아는 순식간에 무너져갔다.
박나래의 강연을 듣고 나는 바로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여전히 야근을 하고 아주 가끔은 주말에도 출근하지만, 더 이상 회사에서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회사원인 내가 무너져도내 안에는 작가 ㅇㅇㅇ라는 또 다른 자아가 있으니까. 여러분들도 또 다른 자아를 만드는 건 어떨까? 직장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