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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 Aug 08. 2023

웨이트 2년 차 헬린이가
운동을 하며 깨달은 것

삶의 고통과 이를 감내하는 법


"It is a shame for a man to grow old without seeing the beauty and strength of which his body is capable." 

"자신의 몸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음과 강함을 보지 못하고 늙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철학과 인생에 관한 명언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운동과 관련된 위의 명언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학문 수양뿐만 아니라 신체 단련에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고대 철학자들의 조각상이 탄탄한 근육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 것도 어느 정도 고증이 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매일 체육관에서 레슬링 기술을 연마했고, 그의 제자 플라톤은 고대 올림픽에서 레슬링 선수로 참가하여 2번이나 우승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대학교수들이 낮에는 연구실에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헬스장에서 쇠질을 하고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이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을 몸소 실천한 원조 고대 '헬창'들이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 고대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들을 자세히 보면 신체의 근육이 잘 묘사되어 있다. (사진 출처 : pngtree)

나는 운동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다 같이 하는 축구나 농구 같은 구기종목은 재밌게 즐겼지만, 체육시간에 가끔 하는 정도이고, 평소에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다. 신체 단련을 위한 운동은 따로 하지 않았다. 체력관리를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무렵 몇 달 정도 학교가 끝난 뒤 운동장을 몇 바퀴 뛰는 정도가 전부였고, 헬스장을 가는 친구들을 가끔 따라가기도 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전체를 통틀어 10번 내외로 간 것이 전부이다. 


대학교에 진학 한 뒤에는 신체 활동이 더 줄어들었다. 고등학교에 의무적으로 정해져 있던 체육시간마저 없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잦은 음주와 밤샘까지 더해지니 겉으로 보기에는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몸 상태가 20대 초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 좋아졌다.


운동의 필요성을 느낄 무렵, 유튜브와 SNS에서 운동 콘텐츠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보고 헬스장을 가볼까 생각만 하다가 번번이 미루던 중 헬스장을 다니던 기숙사 룸메이트의 강요로 같은 헬스장에서 PT를 받기 시작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한 이후로는 주 3회씩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었고, 군대에 입대한 지금은 주 7회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20대 초반에 어울리는 건강을 되찾고, 좋은 몸도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운동에 임했다. 실제로 운동을 할수록 조금씩 커지는 근육과 늘어나는 운동 중량을 느끼며 운동하는 맛을 알아가게 되었고, 추진력을 얻어 더 열심히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운동 2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신체적인 측면에 더해 정신적인 측면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왜 운동을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대 사회에서는 운동능력과 강한 신체는 그렇게 쓸모 있어 보이지 않는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업무가 자동화되고,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육체 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을 제외하면 현대 사회에서는 특별한 신체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아 졌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통용되는 자명한 인생의 법칙이 있다. 바로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물리적 제약과 별개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민과 장애물을 마주한다.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한 고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삶의 방향성과 진로에 관한 고민, 취업 후 직장에서 겪는 다양한 업무 스트레스 등 우리는 크고 작은 고난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단련할 수 있다. 운동이라는 행위 자체는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고, 숨을 헐떡이면서 달리는 행위는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이를 꾸준히 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매일 운동을 가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기 싫다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운동을 가지 않을 것이다.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만의 규율을 세워서, 하기 싫은 감정을 감내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며 헬스장에 가고, 조금씩 운동 강도를 올리며 하루하루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신체와 함께 정신력 또한 조금씩 강해진다. 이러한 강한 정신력을 가질 때 개인은 물론 사회도 강한 원동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다.

규율(discipline)은 인생의 고통을 감내하고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준다. (사진 출처 : workforce group)

자신이 설정한 규율에 따른 훈련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은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가는 현대 사회에 더욱 필요하다. 잠시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연사가 인용한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Hard times create strong men, strong men create good times, good times create weak men, and weak men create hard times"

"힘든 시대는 강한 남성을 만들고, 강한 남성은 편안한 시대를 만들며, 편안한 시대는 약한 남성을 만들고, 약한 남성은 힘든 시대를 만든다."

-G. 마이클 호프-


현대인의 나약함과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강한 남성성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이들이 줄어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강한 남성성과 강한 정신력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서점의 자기 계발코너에 가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 같은 류의 책을 종종 볼 수 있다. 우울증을 겪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책에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고, 나 또한 이러한 문구들로 위로를 받곤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책들로 받는 위로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위로를 주는 책도, 감동적인 영화도 아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매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며, 좋은 일이 일어나는가 싶으면 항상 그 뒤엔 안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고난을 마주하고 극복할수록 우리의 내면과 자아는 조금씩 성장한다. 니체가 말했 듯 '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러니 고통을 감내하고 고난을 마주하라. 이것이 운동이 나에게 알려준 가장 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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