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초의 기록
Did you miss me?
Yes, I missed you. Did you?
Yes, I missed you too.
지난 주 토리노 여행을 가서 못 보고 2주 만에 AK를 만나자마자 미리 말하려고 준비한 듯 물어보는 AK.
보고 싶었지. 너는? 하고 물어보니,
수줍어하며 눈도 안 마주치고 나도 보고 싶었어 하길래, 눈을 마주치며 다시 물어보니, 붉어진 얼굴로 보고 싶었다고. 라고 ㅎㅎㅎ 본인이 보고 싶었다고 말할려고 나한테 먼저 물어본 거구만!
2주간 안 본게 그리 긴 기간은 아니지만, 2월 말부터 한 달간 매 주말 보다가 한 주간 안 보게 되니, 생각보다 엄청 더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더라. 이렇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 잘 떨어져있은 듯.
지난 번 남서쪽으로 와 준 AK에게 고마워, 이번엔 내가 남동쪽으로 와서 만나기로 하여 그리니치 공원에 함께 가기로 했다.
커티 삭 역 앞에서 만나 손 잡고 그리니치 마켓으로 걸어가 AK는 라떼, 나는 필터 커피 한 잔씩.
걷다가 해가 떨어지고 급 쌀쌀해져서 AK가 몇 년 전 한번 가보았다던 강가 펍으로 들어왔다. 나도 작년에 한번 첫 데이트하러 왔던 곳이었는데 그 때는 야외에 앉아서 마셔서 실내가 어떤지 잘 몰랐다. 우린 1층에 앉았는데, 0층과는 달리 1층은 한 쪽은 강가 뷰에 다른 벽면은 그림 액자가 걸려있고 곳곳 샹들리제가 걸려있어 우아한 분위기를 품어내는 곳이었다.
작은 테이블이 많은 게 아닌 10인용 원탁 테이블이 곳곳 있어 다른 사람들과 합석해야 하는데 중간 거리가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날은 술 마시며 조금 더 허심탄회한 얘기를 많이 했다. AK 가족 얘기며, 영국에 석사를 오기 위해 인도 가족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다 갚은 얘기, 현재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보내드린다는 얘기 등을 들었다.
남녀의 다른 애정 표현 차이와 듣고 싶어하는 말들, 5가지 다른 사랑의 언어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AK가 받고 싶어하는 사랑의 언어는 퀄리티 타임과 피지컬 터치, 나는 words of affirmation 과 피지컬 터치를 꼽았다.
내가 상대를 위해 배려하고 무언갈 했을 때 당연히 보상을 바란 건 아니지만,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걸 엄마와 아빠의 관계를 보고 느끼고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 작은 고마워, 란 말이 나에겐 의미가 꽤 크다.
그리고 귀엽다. 예쁘다. 이런 칭찬의 말은 들으면 왠지 사랑받는 기분이 들고 기분이 좋아지니까, 들으면 좋다. 남자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와 비슷하게 여자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어서 원하는 표현이 다른거야 하고 설명해주니 흥미롭게 듣더니 바로 너 너무 예뻐라고 실습. ㅋㅋㅋ 습득이 아주 빠른 청년이구먼. 영특해 아주우!
이 때까지 만난 게 총 5번이었는데 이렇게나 길게 만난 데이트는 처음이라고 해서 너 나 좋아하나보네? 내가 왜 좋아? 하고 물어보니, 자기를 이해하는 것 같아서 그렇단다. 자세히 물어보니 잘 설명을 못 함 ㅠㅠ
쭈뼛대고 잘 리드를 못 해도 자기 마음을 잘 이해해서 배려해준다는 말로 알아서 알아들었다. 맞겠지?
그리고 1층이 클로징에 들어가 0층으로 내려가 한 잔을 더 시켰는데, AK 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낸 토리노에서 사온 기념품.
개 좋아하는 나 생각하며 하나 하나 골랐을 생각하니 감동...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