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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m Aug 31. 2024

#틴더 02

틴더이야기


한때 선아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다. 20대 때 만난 남자친구와 8년을 함께했지만, 그 사랑은 배신으로 끝났다. 그 남자는 선아를 떠나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충격이었다. 그 이후로 선아는 더 이상 진지하게 남자를 만날 수 없었다. 사랑이란 무엇이며, 왜 자신은 그토록 헌신했는데 버림받아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혼자 지내던 어느 날, 선아는 우연히 틴더를 알게 됐다. 그녀는 가벼운 만남으로 시간을 때우며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그곳에서 선아는 다양한 남자들을 만났지만, 깊은 관계는 원하지 않았다. 다만 일시적인 위로와 단절된 마음을 잠시 채우는 도구였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선아는 틴더에서 윤수를 만났다. 그는 키도 크고 외모도 출중했다. 윤수는 선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첫 데이트, 윤수의 속셈은 너무나도 빤히 보였다. 하지만 선아는 사랑에 목매지 않았기에, 윤수의 의도를 알면서도 그저 하루쯤 즐길 마음으로 그를 만났다.


둘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윤수는 선아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음식을 떠서 먹여주기도 하고, 재치 있는 말솜씨로 그녀를 웃게 했다. 잘생긴 외모와 부드러운 손길에 선아는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 속으로는 윤수가 쓰레기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매력에 빠져드는 자신을 어찌할 수 없었다. 결국 선아는 모든 의심은 접어두고, 그저 그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선아는 윤수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아는 윤수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성관계를 할 때였다. 그는 갑작스럽게 폭력적인 태도를 보였다. 선아를 밀치고, 때리고, 거칠게 다뤘다. 그의 욕설과 폭력에 선아는 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제야 선아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달았다.


윤수가 잠든 틈을 타, 선아는 조용히 옷을 챙겨 입고 그의 집을 빠져나왔다. 두려움과 혼란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으로 거리를 걸으며 선아는 결심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틴더 같은 곳에서 남자를 만나지 않겠노라고. 이제 사랑은 그녀에게 설렘이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집에 돌아온 선아는 핸드폰을 꺼내 틴더 앱을 지웠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선아는 다시 혼자였다. 예전엔 절절한 외로움 속에 혼자임을 느꼈지만, 이번엔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강해지기로 결심했다.


그날 밤, 선아는 오랜만에 깊게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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