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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Oct 20. 2020

글쓰기 과제가 고통스러울 때

토론 수업은 매우 재밌다고 여기는데, 글쓰기 과제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들은 글 쓰는 것을 고통스러워하고, 하기 싫어한다. 왜 그런 감정을 느끼냐고 묻게 되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 물으면, 정리하고 이해하는 것을 다시 글로 옮기는 일이 어렵다고 말한다. 


글쓰기 과제가 어렵다고 여기는 것을 두 가지인 것 같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두 가지는 토론 수업을 재미나게 진행했을 경우를 말한다.) 

1. 말과 글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2.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1. 말과 글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대화하는 것처럼 글을 쓰고 싶어도, 대화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방식은 제한되어야 한다. 나는 제한된 상상력(텍스트의 크기는 무한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제한해야 한다. 상상력이 텍스트에 근거하고 있다면,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이 중요하므로, 글쓰기 형식을 만들어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제한된 상상력과 글쓰기 형식이 대화와 글의 차이를 '어느 정도' 드러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긴다. 왜냐하면 글에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2.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이 부분은 『마인드셋』과 『메타인지 학습법』에서 도움을 받았다. 지적인 성장은 자기 자신의 성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데, 성찰은 꽤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동반한다. 성찰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진실되게 바라보는 과정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더 멋진 사람으로 여기는 심리는 성찰에 큰 장애로 나타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빼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인데 더 나은 사람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을 매우 불편해한다. 

글쓰기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은 스스로를 평가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이라고 여긴다.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은 내가 제공하는 글쓰기 형식과 자유도가 낮은 과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시하는 글쓰기 과제는 쉽지 않다. 느낀 점을 적고 교훈을 적는 그런 글쓰기와는 좀 다르다. 이 점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을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수업의 흥미를 떨어지게 영향을 준다.



교사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1번 원인은 쉽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2번 원인은 쉽게 바꾸지 못한다. 2번 원인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인 내가 학생의 조력자임을 분명하게 인지시켜 주어야 한다. 나는 학생의 잘남을 부추기는 사람이 아니라, 객관적인 교육의 과정을 통해서 타인에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칭찬을 많이 받았고, 타인에게 인정을 많이 받았던 학생이라면 더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이 더 많은 칭찬을 받는 것은 중요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열린 사고와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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