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으로, 학원 강사로, 전문 강사로
인식론인가, 존재론인가?
내가 철학과를 나와서 국어국문학과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도로 글을 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직업에 대해서 논할 때에, 어떤 준비가 되어있느냐가 중요하므로 그 사람이 대학에서 전공한 것으로 절대적인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텍스트를 보는 관점에 대해서 그 사람이 인식론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존재론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은 텍스트를 어떻게 볼 것인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므로 대입 논술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서서 진행한 논의에 이야기를 덧붙인다면, 철학적 훈련이 선행되어야만 구성주의와 구조주의가 어떠한 점에서 텍스트 해석에 그다지 도움을 줄 수 없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철학과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텍스트가 무엇인지 연구하는 분과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철학적 해석학이라는 분야는, 다른 학문에는 없는 분야이다. 나는 철학적 해석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는 철학적 해석학의 도움으로, 어떻게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어낼 것인지, 정확하게 텍스트를 읽어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논할 수 있게 되었다.
학원에서는 다른 수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원 외에서 다른 수업을 하지 않는 건 시간 낭비라고 여겼다. 나는 과외 사이트에 나의 경력과 이름을 올려놓고, 함께 수업을 할 학생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 학생들에게 학원에서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을 알려주었다.
내가 잘하고 신이 났던 일
내가 좋은 결과를 얻어낸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였다. 나중에 서일중학교 방과후학교에서 있었던 독서영화논술반에 대해서도 글을 쓸 텐데, 그때에는 정말 신났다. 나도 신이 나서 수업을 준비했고, 학생들도 호응해주었다. 우리는 단편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텍스트의 미로에서 잘 빠져나오고 있는지, 우리는 테세우스처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잘 잡고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을 벗어나고 있는지 함께 논의했다. 때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학생들의 빛나는 인사이트를 경험하면서, 나는 이것이 서로의 지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라고 믿었다.
학원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제약이 있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없는 자리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들을 알려줄 수 없었다. 우리는 수업을 통해서 지적인 교감을 이루어야 했지만, 많은 것이 그것을 막았다.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나는 애를 썼지만, 결과를 책임질 수 없었다. 학원은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기 때문에 내가 설자리는 많지 않았다.
전문 강사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꽤 겪었다. 방과후학교나 학원처럼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상황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점이 많은지 알게 되었다. 나의 레버리지를 방과후학교와 학원에서는 감당해 주고 있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다.
학생이 먼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더 많은 것을, 더 중요한 것을, 더 소중한 것을 단기간에 닿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것보다 보람된 일은 없다. 그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영역에 놓여 있다. 나는 항상 손으로 닿기 어려운 영역에 닿기를 원하며, 이상적인 부분에서 성취를 이룰 때에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결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교사는 학생과 함께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