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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Apr 02. 2023

'등골이 오싹해지는 법'을 배우러 집을 나선 어느 젊은

이의 이야기*

*제목이 너무 길어서 부제란에 이어서 작성했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법'을 배우러 집을 나선 어느 젊은이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떤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인물입니다.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주인공은 교수형으로 죽어서 매달려 있는 시체를 따뜻하게 해 주기 위해서 애를 쓰거나, 반쪽짜리 인간들과 9개의 뼈와 2개의 두개골로 볼링을 칩니다. 젊은이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만나게 되는 최종 보스는 유령인데, 쇠몽둥이로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팹니다. 주인공은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행동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사이코패스 또는 소시오패스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을 매너가 좋은 사람, 인정이 많은 사람, 예의 바른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감정에 대해서는 익히고 있지만,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왜 공포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는 타인의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는 죽음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죽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죽을지도 모르는 두려운 상황에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아기가 죽음에 대해서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죽음과 사람은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따르면 "현존재는 세계 속에 존재하자마자 죽음을 떠맡는 존재양식의 일종이 " 됩니다. 사람이 사람인 이유는 시간 안에서만 파악될 수 있는데, 죽음은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두려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내포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죽음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무지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떤 마부가 주인공에서 말을 건네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넨 누군가?"

"모르겠는데요." 젊은이가 대답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법'을 배우러 집을 나서 어느 젊은이의 이야기」는 인간 실존에 대해서 다룹니다. 그림 형제가 남긴 이야기는 대단히 매력적인데요, 그 이유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실존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연결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남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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