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수업에는 ‘질문지가 없습니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를 읽을 때마다 늘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학습과 체험에 대한 그의 태도입니다.
『오륜서』에서 무사시는 배움을 지식의 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이해의 출발점을 언제나 체험, 그것도 실전 한가운데에 둡니다. 가장 정확한 배움은 실제로 부딪힐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그가 말합니다.
“나의 병법을 가르칠 때는 처음으로 배우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익히기 쉬운 기량부터 가르치고,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이치부터 익히게 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도리는 그 사람의 이해력의 진척을 보아 차차 깊은 도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적과 대적할 때에 체험한 바를 통해 이해시킨다.”
— 『오륜서』
1대1 수업은 언제나 실전입니다. 미리 짜인 각본대로 흘러가지 않고, 학생의 질문과 반응, 이해의 속도에 따라 수업은 매번 달라집니다. 그 자리에서 설명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고, 학생이 막히는 지점이 보이면 곧바로 방향을 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수업은 이론보다 체험에 가깝습니다. 글을 읽고, 질문하고, 다시 생각하고, 말로 설명해 보게 하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실전입니다. 학생은 그 자리에서 배우고, 저는 그 과정을 통해 또다시 배웁니다.
수업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체험의 축적입니다. 무사시가 말한 ‘대적하며 이해하는 배움’은 교실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만 칼 대신 텍스트를 들고, 승부 대신 사유를 나눌 뿐입니다.
저는 1대1 수업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질문지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전이어야만
그곳에서는 배움이 추상으로 남지 않고, 반드시 몸을 통과해 경험으로 남기 때문입니다.